제왕절개 수술을 통한 분만을 줄이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이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캘리포니아에서 실시한 한 연구조사결과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낳은 여성이 다음 출산 때도 같은 방식으로 분만하는 비중이 90년대후반 들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80년대와 90년대 초의 추세와는 정반대다. 이 조사결과 미국 전역 신생아 출산의 근 4분의 1이 제왕절개수술을 통한 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제왕절개수술을 통한 분만을 15% 정도로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정상분만이 산모의 합병증 발병 위험을 낮춰준다면서 2000년 이후 정상분만을 적극 장려해 오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실시된 연구결과는 정부의 이런 목표 달성에 의문을 제기하는것이다. CDC는 먼저 아기를 제왕절개수술로 낳은 여성이 다음 아기를 정상분만으로 출산하는 비중이 96년부터 2000년 사이에 23%에서 15%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CDC는 캘리포니아의 연구결과는 같은 현상이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전역 신생아 출산의 8분의 1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에서 정부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전국적으로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CDC의 샤론 두루소 박사는 "캘리포니아는 전국에서 신생아 출산 인구가 가장 많기 때문에 여기서 일어나는 일은 전국적인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제왕절개수술로 출산한 경험이 있는 여성의 22%만이 다음 출산때 정상분만을 하고 있지만 2010년에는 이 비중을 37%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들 여성의 제왕절개수술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의학적, 법적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의사들은 제왕절개가 ▲출산시기를 조정할 수 있고 ▲태아가 잘못됐을 때 소송에 휘말릴 위험성 ▲분만에 따른 스트레스가 엄마에게 수포를 일으킬 수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환자와 의료진에게 편리하기 때문에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많은 산과(産科)의사들은 한번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은 여성은 정상분만을 시도할 경우 이전 수술에서 상처난 자궁이 파열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음 출산도 같은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믿었었다. 그러나 정부 전문가들은 90년대에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은 여성도 안전하게 정상분만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칸소 의대 산부인과의 모태의료연구 책임자인 커티스 로웨리 박사는 제왕절개로 출산한 적이 있는 여성에게 정상분만을 유도하는 병원은 아칸소에는 거의 없다고말했다. 그는 제왕절개는 "의료자원의 효과적인 소비가 아니다"라면서 "환자의 배에 여러차례 외과수술을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고 반문했다. 연방정부 관리들은 여성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정상분만의 이점과 위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틀랜타 A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