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점들의 지방대도시 진출경쟁이 너무 치열해 지방소매업계 전체가 사활을 건 대전란에 휩싸이고 있다. 부산을 비롯 대구 광주 대전 등 주요 대도시 지역에 잇달아 들어서고 있는 대형 할인점들은 고급화 전략을 채택해서 기존의 창고형 매장이 아닌 편의시설 등을 다양하게 갖춘 백화점식 쇼핑공간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할인점간 경쟁은 물론 기존의 지방백화점까지 '죽느냐 사느냐'식의 대접전에 빠져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비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할인점공세가 너무 무분별하게 전개되고 있어 지방소매업의 공멸로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 박대훈 영업총괄팀장은 "일반적으로 인구 15만명당 대형할인점 1개를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며 "지방의 경제규모나 인구에 비추어 턱없이 많은 대형 할인점들이 들어서고 있어 내년 상반기쯤에는 적자경영으로 망하는 업체들이 속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 할인점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은 대전. 지난 96년 까르푸 둔산점 개점을 시작으로 국내외 굴지의 대형 할인점들이 잇따라 입주, 사활을 건 고객 유치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전에서 영업 중인 대형 할인점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까르푸 삼성테스코홈플러스 월마트 대한통운마트 등 모두 10여개에 이른다. 여기에다 삼성테스코홈플러스가 내년 6월 둔산점을 오픈하는 등 내년 상반기까지 3∼4개의 대형 할인점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또 서남부권에 월마트와 롯데마트가 개설을 준비 중이고 노은지구 및 대덕테크노밸리 가오택지개발지구 송촌지구 등에도 줄을 이어 들어설 것으로 보여 업체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광주지역도 지난 22일과 24일 롯데마트 첨단점(4천5백50평)과 홈플러스(4천7백70평)가 잇달아 문을 열었다. 현재 빅마트와 이마트 등 13개의 대형 할인점이 성업 중인 광주지역은 이밖에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이 새로운 점포부지를 물색하며 영역다툼을 준비 중이다. 부산지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10개에 불과하던 대형 할인점 수가 최근 1∼2년 사이 무려 20여개로 늘어났다. 지난 한햇동안 이마트 해운대점을 비롯 롯데마트 사하점과 해운대점, 까르푸 장림점, 아람마트 광안점 등이 추가로 생겨났다. 울산.경남지역까지 합치면 오는 연말까지는 지역대형 업체를 포함해 무려 40여개 이상의 할인점들이 들어선다. 대구지역도 최근 5년 사이에 엄청나게 증가했다. 지난해만 해도 달서구의 지마트, 홈플러스 칠곡점, 월마트 비산점, 이마트 월배점과 만촌점, 문화동의 밀리오레 등 7개가 새로 오픈했고 내년에는 30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