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조흥은행 매각작업에 암초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말로 예정된 조흥은행 매각이 의외로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오페라본드 상환부담 =정부가 추진중인 조흥은행 지분의 매각이 성사될 경우 지난해 발행된 5억달러 규모의 오페라본드(선택적 교환사채)를 조기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12월 우리금융지주와 조흥은행의 민영화를 위해 해외 채권시장에서 오페라본드를 발행하면서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계약조항을 첨부했기 때문이다.

예보 관계자는 "예보가 보유한 조흥은행이나 우리금융 지분 25% 이상을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팔 경우 풋백옵션(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자 보호조항을 넣었다"며 "조흥은행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 이 조항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가격을 감안할 때 상환 요구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며 조흥은행 매각대금중 상환대금이 충분히 마련될 수 있도록 계획을 짜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계 관계자는 "오페라본드의 금리는 연 2.5%로 낮은 편"이라며 "투자자들이 채권에 따른 이자 수익보다는 주식으로 전환해서 얻는 차익에 기대를 걸고 투자에 참여했던 만큼 상환 요구가 예상보다 많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공자위 일부와 정치권의 반대 =조흥은행 매각의 열쇠를 쥔 공적자금위원회 위원 중에서도 조흥은행 경영권 매각에 회의적인 견해를 가진 경우가 있다.

한 공자위 위원은 "조흥은행 매각이 너무 서둘러 진행된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며 "매각의 타당성을 신중하게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4일 "공자위가 가격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팔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나라당도 정부의 조흥은행 지분 매각에 제동을 걸고 나서 조흥은행 매각문제가 정치권으로 비화되고 있다.

한편 조흥은행 노조는 지난 1일 총파업을 결의한데 이어 이르면 20일께 금융노조와 함께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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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오페라본드

교환사채(EB)의 일종으로 일반적인 EB의 교환대상 주식은 한 종류인데 비해 오페라본드는 교환대상 주식이 두 종류 이상이다.

이탈리아의 텔레콤 이탈리아 캐피털사가 작년 1월 20억유로 규모로 발행한 것이 시초로 미국의 금융회사인 JP모건이 상품을 구성했다.

오페라(OPERA)라는 이름은 'Out Performance Equity Redeemable in Any Asset'의 첫 글자를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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