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주)현대미포조선이 그리스에서 14척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을 3억7천만달러에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미포조선은 그리스 차코스사로부터 3만7천DWT급 PC선 6척(옵션 4척 포함)을 1억6천여만달러에 수주했다고 5일 발표했다. 또 그리스의 애시니언 시 캐리어사와 4만6천DWT급 PC선 8척(옵션 포함)을 2억1천여만달러에 수주키로 하는 의향서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차코스사는 27척의 탱커선을,애시니언 시 캐리어사는 12척의 탱커선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수주한 선박을 건조,오는 2004년 2·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발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유관홍 현대미포조선 사장은 "PC선 등 특화된 선박의 우수한 건조능력을 세계 유수 선사들이 인정한 결과"라며 "고부가가치선을 선별해 수주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특히 "이번 수주로 세계 중형 PC선 시장에서 미포조선의 시장점유율이 60%로 높아져 이 분야 세계 최대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며 "최근 전반적인 선가 하락세와 달리 수주가격도 높아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지난 9월에도 유럽 현지에서 활발한 수주활동을 벌여 PC선 등 12척을 3억달러에 수주했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같은 하반기 대량 수주에 힘입어 올들어 33척 8억5천여만달러(옵션 포함)어치를 수주,올 한 해 수주 목표치인 35척 9억8천만달러에 바싹 다가서게 됐다. 지난해는 36척 10억여달러어치를 수주했었다. 현대미포조선의 수주잔량은 70여척으로 2년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게 됐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