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실시해 온 공동상표 육성제도가 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공동상표제도의 성패요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3개 공동상표 사업 가운데 쉬메릭 실라리안 2개 브랜드만 제대로 운영되고 있을 뿐 나머지 공동상표는 유명무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대구 섬유제품 공동브랜드인 쉬메릭은 지난해 수출 55억원에 2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경북지역 의류제품 브랜드인 실라리안도 같은 해 22억원의 매출(수출 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21개 공동상표 사업은 활동이 미미하거나 중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공동상표의 중기청 신규등록 건수도 점차 줄어들어 2001년 이후에는 등록된 브랜드가 한 건도 없었다. 무역협회는 공동상표 제도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자금부족을 꼽았다. 또 공동상표를 개발하려는 업체의 적극성 부족과 사업 출범 이후의 후속활동 미흡도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협회는 이 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차별적인 지원보다는 2∼3개의 시범 공동상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동상표가 정착할 수 있도록 상표개발 단계뿐만 아니라 생산 홍보 판매단계에 이르기까지 지원을 확대하고 유관기관과 제휴해 기술개발을 지원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동상표 육성제도는 지난 90년대 중반 생산원가 상승과 후발개도국의 저가 공세로 경쟁력을 상실한 국내 중소기업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 고품질제품 생산을 통한 고부가가치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