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극진한 보살핌이 오히려 만성통증 환자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신경심리학 교수 헤르타 플로르 박사는 3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신경과학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만성통증 환자는 배우자가 곁에서 음료수나 TV 리모컨을 갖다 주는 등 환자를 편하게 해 주는 경우 오히려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플로르 박사는 배우자가 환자가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되도록 편하게 해주는 것보다는 산보를 해보라든가 통증에 신경을 쓰지 말라고 권하고 환자가 신음할 때는 아예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플로르 박사는 요통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와 뇌기능 검사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플로르 박사는 요통 환자들을 뇌 활동을 기록하는 장치에 연결시키고 요부에 전기자극을 가한 결과 옆에서 배우자가 극진히 보살필 때가 혼자 있을 때보다 통증을 처리하는 뇌 부위인 전대상피질(前帶狀皮質)의 활동이 약 3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옆에서 배우자가 극진히 보살필 때는 전대상피질의 활동 증가와 함께 신음소리등 겉으로 나타나는 환자의 통증 표시 역시 커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배우자가 옆에 없거나, 있어도 일일이 시중을 들지 않고 산보를 해보라든가 말로만 이런저런 권유를 할 때는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올랜도 UPI=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