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1962년 부산에서 설립된 신진공업사가 나온다. 자동차조립공장으로 허가받은 전국 7개 회사 가운데 하나였던 신진은 1965년 당시 규모가 가장 컸던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완성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 부평공장이 새나라자동차의 근거지였다. 당시 신진자동차의 김창원 회장은 일본 도요타와 제휴해 1966년 코로나를 시작으로 크라운, 퍼블리카 등을 생산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신진은 1972년 도요타가 중국 진출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철수하자 미국 GM으로 합작선을 바꿨다. 50 대 50의 합작비율로 GM코리아자동차(GMK)를 설립한 것. 하지만 이 회사가 생산한 '시보레 1900' '레코드 1700' 등은 성공하지 못했다. 차 구조가 당시 우리나라 도로사정에 적합하지 않았던데다 택시회사들도 강하고 튼튼하기만 한 GM 차종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경영난에 봉착한 신진측은 1976년에 합작지분을 전량 산업은행에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새로운 회사의 이름은 새한자동차로 정해졌다. 새한이 1977년 내놓은 '제미니'는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GM의 독일 자회사 오펠의 '카데트' 3세대 모델을 개량한 일본 이스즈의 모델을 들여와서 생산한 승용차로 유럽식 스타일에 주행 성능이 좋았다. 1978년 대우가 새한의 산업은행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GM의 국내 파트너는 또 다시 바뀌었다. 새한자동차는 1983년 대우자동차로 사명을 바꿨다. 대우는 지난 92년 GM과 결별할 때까지 로얄살롱(1980년) 맵시(1982년) 르망(1986년) 에스페로(1990년) 등을 생산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