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시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일정까지 밝힌 뚝섬 개발계획을 1년도 안돼 백지화하다니… 시청 공무원들은 도대체 시민을 위해 일하는 건지 아니면 즉흥적인 시장을 위해 일하는 건지…." 29일 서울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민의 글이다. 서울시가 이명박 시장 취임후 전임 고건 시장 때와는 1백80도 다른 정책을 쏟아내 시민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뚝섬 35만평 공원화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서울시는 지난 28일 '시정 4개년 계획'의 하나로 뚝섬 일대를 테마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곳은 작년 12월 고 전 시장이 공원과 함께 최고 50층짜리 초고층 호텔과 차이나타운,게임파크 등으로 구성된 '뚝섬문화관광타운'을 오는 2011년까지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지역.서울시로서는 1년 만에 계획을 백지화한 것이다. 마곡지구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최근까지도 2011년까지 마곡지구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통일시대에 대비해 후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땅을 남겨놓겠다는 뜻에서다. 하지만 이 시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말까지 종합개발계획을 세울 계획이며 임기 중 공사착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초구 정보사터를 매입해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것도 기존 서울시 방침을 뒤집은 것으로 국방부의 반발을 샀다. 이 시장이 언론에 밝힌 송파구 잠실지구 저밀도 아파트의 '일괄승인' 방안도 서울시 공식입장인 '단지별 시기조정'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서울시는 하루가 멀다하고 개발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이 시장 취임후 1백일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도 서울 지도를 확 바꿔놓을 '강북 뉴타운' 개발 계획이 발표됐다. 이 시장이 핵심공약으로 내건 청계천 복원 사업도 내년 7월께 시작해 2년반만인 2005년 12월말까지 끝낸다는 구상이다. 새 시장이 취임했으니 새로운 정책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취임초기 이 시장 스스로 다짐했던 '행정의 일관성'이란 원칙이 임기 중 모든 것을 이루려는 조급증과 인기 영합주의에 의해 꺾이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주용석 사회부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