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시장은 경제 사회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브랜드 스타는 하늘에서 떨어지는게 아니라 각종 이벤트나 이슈를 거치면서 태어나고 사라진다. 최근 브랜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큰 이슈들을 테마별로 분석해 본다. 글로벌 브랜드의 경연장, 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은 '브랜드 월드컵'이기도 했다. 국내외 기업들이 월드컵 마케팅에 온 힘을 기울였던 이유는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는 비즈니스의 무대로 변모하고 있는 월드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일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파트너(후원업체)로 국내에서는 KT와 현대자동차, 해외기업으로는 아디다스 코카콜라 버드와이저 야후 등 국내외에서 총 15개 업체가 선정돼 참여했다. 국내 공급업체(서플라이어)로는 대한항공 국민은행 POSCO 롯데호텔 KCC 현대해상 등 6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눈에 띄는 대목은 KT와 KTF, SK텔레콤 등 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정보기술(IT)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유.무선 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월드컵 효과로 인해 날개를 단 셈이다. 실제로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KT와 KTF는 월드컵 기간에 집중적인 이벤트와 광고를 집행하면서 대외 인지도가 크게 오르는 효과를 누렸다. 후원사가 아닌 SK텔레콤도 이번 월드컵을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붉은 악마 후원사라는 점을 최대한 부각, '한국팀의 선전 뒤에는 SK텔레콤이 있었다'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현대자동차는 공식 후원사로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는데 성공했다. 일본내에서 현대자동차 인지도가 32%에서 67%로 상승하는 효과와 미국 등에서의 브랜드 이미지도 급상승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번 월드컵으로 높아진 브랜드 이미지를 품질 경쟁력으로 연결시켜 2006년 독일 월드컵에도 스폰서로 참가할 계획이다. 이번 2002년 월드컵을 통해 관련 업체들은 브랜드 이미지 상승 등으로 대략 투자액의 5~10배 효과를 거뒀다. 야후코리아는 코너킥 자리에 광고판을 세워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톡톡히 덕을 봤다. 산업구조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주 5일 근무제' 주 5일 근무제는 브랜드 시장에도 명암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섬유 가전 건설 등 제조업 브랜드는 약화되는 대신 관광 레저 쇼핑 등 서비스 브랜드가 크게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쌍용자동차는 주 5일 근무제 확산과 함께 RV(레저용 차량) 시장 확대로 5월 자동차 판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9백77대에 비해 42.1% 증가한 1만5천5백93대를 기록,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여행사들의 패키지 상품도 늘고 있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동남아와 괌 사이판 등의 운항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호텔업계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상품과 가족메뉴, 그리고 저렴한 가격으로 주말 고객 유치에 힘쓸 계획이다. 백화점은 문화센터를 활성화함으로써 고객의 자기개발과 취미활동에 기여해 매출 극대화에 힘쓸 계획이다. 자동차보험의 브랜드 시대 21세기에는 브랜드 가치가 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이 주력상품인 자동차보험의 고유 브랜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과거 모든 손보사의 보험료가 같았던 시절에는 서비스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아 고유 브랜드를 개발할 필요가 없었으나 자동차보험료가 완전 자유화되면서 '대표 브랜드'가 필수 요소로 자리잡게 됐다. 자동차보험시장이 가격 및 서비스 중심에서 브랜드 파워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삼성화재와 현대해상화재 LG화재 등 상위 손보사간 브랜드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고급 백색가전 통합 브랜드 '하우젠'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이미지가 구축된 양문형 냉장고 '지펠(Zipel)'과 디지털 TV '파브(PAVV)'의 독립 브랜드 체제를 유지하면서 또 다른 대표 브랜드를 선보였다. 저가품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 제품을 고급.고부가를 대표하는 통합 브랜드 '하우젠(HAUZEN)'으로 통합한 것이다. '하우젠'은 집을 뜻하는 독일어 'HAUS'와 중심을 뜻하는 'ZENTRUM'의 합성어로 '생활의 중심'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휴대전화=애니콜'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형성한 것처럼 '고급 백색가전=하우젠'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만들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하우젠은 20%의 고급 가전제품 소비자를 위해 탄생됐으며 차별화된 디자인, 가격, 서비스로 승부함으로써 고가의 외국 가전제품의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브랜드들의 여심잡기 경쟁 열풍 21세기 소비의 중심에는 여성이 있다. 이에 따라 각 업계에서는 기존에 있는 브랜드에 여성에게만 특권을 주는 서비스와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여성을 타깃으로 한 '레이디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여성 마케팅전략이 대표적이다. LG카드의 경우 이미 1999년 9월 여성 전용카드 브랜드인 LG 레이디카드를 출시함으로써 여성이 필요로 하는 문화생활 미용 결혼 쇼핑 관련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해 오고 있다. 회원수가 2년여 만에 5백만명을 돌파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민카드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여성 전용 포탈 사이트인 이퀸즈닷컴을 지난 1월에 개설했다. 이는 각 카드사들이 홈페이지 안에 여성전용 커뮤니티를 갖고 있는 것에 그친데 비해 별도의 도메인으로 여성전용 포털 사이트를 오픈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후발주자인 현대카드는 여우wow, 여우wiz, 여우white 등 3종으로 이뤄진 여우카드 브랜드를 내놓은 뒤 생리대 위스퍼를 공짜로 제공하는 등 튀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는 여성의 고민을 여우카드가 함께 한다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현대카드의 새로운 전략이다. 세계시장 석권하는 휴대폰 브랜드 휴대폰이 수출 효자상품으로 부각되면서 이동통신 산업은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CDMA 방식 이동전화 서비스를 상용화시킨 우리나라는 CDMA 휴대폰 분야에서도 최강자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호가 세계시장 공략의 밑바탕이 됐다. '자고 나면 새 휴대폰이 나온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국내업체간 치열한 경쟁은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의 세계 CDMA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26%로 세계 1위다. 세계 최대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은 올해 매출 전망치를 하향조정 하는 등 울상을 짓고 있지만 한국의 업체들은 차세대 휴대전화에 대한 연구 개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또 세계 주요 동종업체들이 2.5세대 휴대폰 생산에 안주하고 있는 것과 달리 차기 3세대 휴대폰 시장을 겨냥,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