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차는 한국기업입니다. 새로운 한국의 정신(New Korean Spirit)이 살아나는 것을 여러분들은 또 한번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닉 라일리 GM대우차 사장) 우여곡절 끝에 GM에 인수돼 지난 17일 업무를 개시한 GM대우차가 28일 인천 부평본사에서 출범을 알리는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GM대우차는 각계 인사들을 초청하는 공식 출범식은 생략한 채 내외신 기자들이참석한 기자회견으로 새출발을 대신했으며 닉 라일리 사장도 향후 매출액이나 점유율 등 구체적인 경영목표를 공격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라일리 사장은 GM대우차가 한국의 대표적인 자동차기업으로 다시 태어날것과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기적'을 이뤄낸 것처럼 `한국의 정신'을 또한번 보여주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회사 재건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소개된 임원진 가운데 라일리 사장을 제외한 부사장은 총 9명으로 재무,총괄(부사장), 구매, 영업 및 마케팅, 기획 부문은 GM측 인사들이, 수석(부사장),엔지니어링, 군산공장, 홍보 및 대외협력 등은 기존 대우측 인사들이 각각 선임됐다. 라일리 사장이 내세운 경영전략은 ▲한국시장 입지 확보 ▲제품 개발에서 세계적인 기술 보유 ▲GM그룹과의 네트워크 확대 등 크게 세가지. 우선 한국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한국 자동차 시장이 향후 10년간세계에서 가장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하에 기존 대우차는 물론 GM의 한국시장진출 발판을 보다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대우차 부도 이후 그간 실추됐던 기업 이미지 회복에 주력, 당장 다음달부터 누비라 후속 모델인 준중형 `J-200'(프로젝트명)과 마티즈, 레조, 매그너스 스페셜 모델을 내놓기로 하는 등 잇따른 신차 출시를 통해 새 회사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킨다는 계획. 또 기존의 제품 라인업에서 갖춰지지 않은 스포츠유틸리티(SUV)와 고급 대형차분야에서도 새 모델을 개발, 선보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차는 이와함께 기존 대우차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북남미, 아시아 등 GM의 전세계 판매 네트워크와 연결, 향후 내수는 물론 수출에서도 큰 시너지 효과를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내 1위의 자동차 기업인 상하이자동차(SAIC)와 일본 스즈키자동차를 GM대우차의 주주로 끌어들인 것도 급성장하는 중국시장 및 일본으로의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 GM대우차는 이같은 경영전략을 실천하기 위해 무엇보다 마케팅과 애프터서비스등 대고객 서비스 부분을 크게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닉 라일리 사장도 "제품 판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때로는 품질 자체보다 애프터 서비스 수준에 달려있다"며 서비스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위해 GM대우차는 GM의 미국내 자회사인 `새턴'(SATURN)에 GM대우차 직원들을 파견, 서비스 교육을 시키는 한편 한국 정서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 프로세스를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가 이러한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회사를 재건하기 위한 관건은 일단 다음달 출시되는 J-200을 비롯한 신차 판매를 통해 10%대로 떨어진 국내 시장 점유율을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서로 다른 두 회사를 통합, 운영해 나가는 과정에서 임직원간 마찰을 최소화하고 특히 최근 노조와의 대화를 얼마나 잘 풀어 나가느냐도 향후 지켜봐야 할 과제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