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2∼4위를 맴도는 회사들이 할인점에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공급,할인점 내에서 경쟁사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를 고집하던 소비자들이 품질은 비슷하고 값은 10∼20% 싼 PB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향은 우유 휴지 세정제 스타킹 등 구매 빈도가 잦은 생활용품에서 두드러진다. 할인점 PB 돌풍이 가장 거센 제품은 우유. 신세계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우유 가운데 매일유업이 공급하는 '이플러스(E-plus) 우유'는 전체 1ℓ짜리 우유 매출의 50%를 웃돈다.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판매 실적이 46억원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서울우유 31억원,매일유업 5억원,남양유업 4억원 순이다. 홈플러스가 해태유업에서 공급받는 '홈플러스 우유'도 경쟁 제품보다 1백∼3백원 싼 가격(9백80원)에 힘입어 약 4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우유 5위 업체가 홈플러스에선 선두에 오른 것.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휴지·티슈와 싱크 세정제도 할인점에서 점유율 순위가 역전되는 사례가 많다. 신세계 이마트의 '이플러스 휴지',롯데마트의 '마그넷 베이비 물티슈'와 유리세정제 '주부사랑', 홈플러스의 '홈플러스 화장지'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마트의 '마그넷 베이비 물티슈'는 일반 소비자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우일씨엔텍이 공급하는 PB상품. 현재 유한킴벌리 존슨앤드존슨 피죤 등 8개 업체 제품과 경쟁하고 있는데 올해 롯데마트에서 판매된 물티슈 전체 매출 37억4천만원 중 13억8천만원을 차지,가장 높은 점유율(36.9%)을 기록했다. 경성물산이 만드는 '마그넷 싱크 세정제'도 40.9%의 점유율로 옥시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유명회사 제품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마트 티슈·화장지 매출의 50∼60%를 차지하는 '이플러스 휴지'는 P&G와 공동으로 개발한 PB상품으로 올해 월평균 10억원어치가 팔렸다. 그 다음은 대한펄프(4억원),P&G(3억원),유한킴벌리(2억원) 등의 순이다. 모나리자가 공급하는 '홈플러스 화장지'(60mx24롤)도 점유율 25%를 기록하며 선두인 유한킴벌리의 '뽀삐'를 앞질렀다. 롯데마트 강성득 본부장은 "브랜드 지명도가 떨어지는 제품은 아무리 광고를 해도 1위 제품을 따라잡는 데 한계가 있다"며 "광고·판촉비를 아껴 할인점에 싼 값으로 PB상품을 공급하면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모두에 득이 된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