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신경 줄기세포와 합성 고분자 화합물을 이용해 뇌성마비와 뇌졸중 등 중증 뇌손상을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전기를 열었다. 연세대 의대 박국인 교수팀은 21일 "심한 뇌손상을 입은 쥐에 생분해성 고분자화합물과 신경 줄기세포를 함께 이식하는 방법으로 신경세포를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버드 의대 연구진이 함께 참여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 세포응용 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유수 저널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11월호에 표지사진과 함께 실린다. 고분자 화합물을 이용해 연골과 뼈 등을 재생하는 연구는 이뤄지고 있지만 신경세포를 재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논문에 따르면 박 교수는 심한 뇌손상 부위에 신경 줄기세포만 이식할 경우 세포가 자랄 수 있는 일정한 틀(기질)이 없고 혈관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신경재생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는 신경 줄기세포와 이 세포의 재생틀 역할을 할 고분자화합물을 섞어 뇌 손상 부위에 이식했다. 고분자화합물로는 수술 후 신체에 저절로 흡수돼 없어지는 생분해성 'PGA(Polyglycolic acid)' 화합물이 사용됐다. 박 교수는 이렇게 한 결과 뇌손상 부위에 이식된 고분자화합물이 매트릭스 역할을 하면서 쥐의 뇌 신경세포 재생을 촉진시켰다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