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북한의 핵파문에 따른 북.미관계 변화가 남북경협 및 국제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면서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물론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북한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북한의 비밀핵무기 계획 시인으로 북.미간긴장의 파고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량살상 무기를 둘러싼 미국과 이라크간의 긴장으로 가뜩이나 세계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북.미 갈등이라는 또다른 `악재'가 돌출됨에 따라 엎친데 덮친격으로경제환경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핵문제로 북.미 긴장강도가 크게 높아지면 한국에 대한 국가 리스크가 올라가 외국인 투자유치와 해외수출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주요 그룹들은 이에따라 경제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북.미간 상황변화가 주식,환율, 유가 등의 주요 경제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평가하고 대응전략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북한의 핵 파장으로 세계경제에 주름살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제반상황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SK 관계자도 "북한 핵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각종사업을 진행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으며 현대차 등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북한의 핵관련 돌출행동으로 북.미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의 의도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이 힘들다"며 "북.미 긴장의 강도에 따라 국제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도 달라질 것이며 기업들은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들은 아직은 실태파악 및 영향분석에 치중하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긴축기조를 강화하거나 현금보유 전략을 확대하는 등 경제불안정 심화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북미관계 긴장으로 개성공단 조성을 비롯한 남북 경제협력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규모 임가공이나 교역은 한반도 정세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지만 한반도 정세 안정이 전제가 되는 대규모 투자나 합작사업은 북미관계가 급랭되고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경의선.동해선 연결공사 착공, 개성공단 개발 등으로 본격적인 남북경협을 기대했던 각 기업의 실무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경련 동북아 센터 관계자는 "북한의 핵 파문이 개성공단이나 신의주특구 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의 상황전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긴장이 고조되면 기업들이 구상하고 있는 북한 투자계획도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