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이나 우주정거장에서 짧게는 수일, 길게는여러 달을 보내야 하는 우주인들의 가장 큰 고통 중 하나는 냉동 건조식품이나 진공포장식품으로 매 끼니를 때워야 한다는 점. 그러나 미 항공우주국(NASA)은 언젠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우주선 안의 환경도 좀 더 쾌적하게 바꿀 수 있는 농작물 재배에 도전하고 있다고 CNN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그 첫 결실은 18일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 승무원들이 가져올 우주 재배 콩이다. 지난 6월 우주왕복선 엔데버를 타고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승무원 페기 휫슨은 가져간 씨앗이 우주정거장내 실험실에서 싹을 틔우고 자라나 꽃을 피우고 열매 맺기까지 성장의 전과정을 관찰했다. NASA는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이른바 `샐러드 기계'로 불리는 우주선내 미니 작물재배실을 개발하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NASA의 우주재배 프로그램 수석 연구원 웨이자 주는 "우리가 개발한 과학적으로통제된 환경기술이 우주에서 작물을 생산하는데 적합하다는 것을 이 연구는 보여준다. 이 기술은 우주에서 장기 체류하게 될 인간을 위한 채소 재배에 사용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실시된 단기적인 식물재배 실험에서는 식물이 자라는데 중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됐지만 우주공간이 식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서는 아직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매디슨 소재 위스콘신대학의 우주 로봇공학자인 주는 무중력상태가 콩의 구조에 모종의 변화를 일으켰는지 여부를 계속 연구할 계획이다. 그는 "콩이 지구로 돌아오면 우리는 콩의 조직 표본을 채취해 RNA 및 DNA 분석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 연구에서 저(低)중력이 식물의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중요한 정보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는 앞으로 기술이 더 발달하면 몇년 안에 우주인들이 직접 일부 작물을 키워서 먹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공간에서 키운 농작물은 신선식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장기 우주여행 과정에서 천연적인 공기 및 식수 정화장치 역할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NASA는 더 나아가 농작물 재배가 "우주선 안의 환경을 조금이나마 지구와 비슷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지구궤도 선회실험을 통해 상추와 파, 토마토, 래디시(빨간 무) 재배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님 기자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