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기업 벤트리가 최근 고대 안암병원과 진행한 남성 성기능개선물질 임상시험과 관련,임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대학교수와 '명의도용'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임상시험 대상이 된 것은 벤트리가 자체 개발한 해조류 추출 성기능개선 물질(VNP54)로 임상결과 성기능 개선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보도돼 관심을 모아왔다. 고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김제종 교수는 지난 13일 자료를 통해 "벤트리측이 임상시험에 참여하지도 않은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VNP54의 효능을 과장 광고하고 있다"며 "이는 심각한 명예 훼손으로 법적인 문제를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벤트리는 14일 자사 인터넷 게시판에 반박문을 올리고 "김 교수가 임상시험에 참여해 놓고 이제와서 고대병원 명의로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를 부정하며 VNP54의 효능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뭔지 궁금하다"며 "이는 기존에 발기부전치료제를 생산하는 다국적기업과 관계돼 일어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벤트리는 이번 건으로 인해 회사가 입게 될 정신적,물질적 피해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며 현재 변호인단을 구성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의 상반된 주장은 법정에서나 진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대 안암병원은 지난 8일 김제종·이정구 교수팀의 임상연구를 통해 국내 자생하는 천연 갈조류에서 추출한 항산화 복합물질 VNP54가 남성 성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