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밤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에서 일어난 차량 폭탄 테러와 관련, 14일 오전부터 국내 항공사와 여행사 등에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발리 여행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10월은 본격적인 휴가철은 지났지만 '허니문 커플'의 해외 여행이 몰려 자녀들의 결혼을 앞둔 중장년층 부모들은 해외여행 자제를 권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들은 발리행 예약 고객들이 원하는 경우 행선지 변경, 예약취소 등을 해주고 있지만 사고 불안감 증폭이 예약감소로 이어질까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일주일에 2차례 발리행 직항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대한항공에는 이날 오전에만 16일발 발리행 항공편 예약자 300여명중 56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H여행사는 "오후에 자카르타로 떠나는 항공편을 예약한 손님들의 문의전화가 폭증하고 있다"며 "대부분 여행을 연기하려는 전화지만 아예 취소하겠다는 고객들도 있어 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소식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은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 오는 27일 결혼을 앞두고 있는 회사원 성모(27)씨는 "동남아로 가는 신혼여행예약을 이미 마친 상태인데 느닷없는 폭탄테러 소식에 불안한게 사실"이라며 "특히 부모님과 약혼녀가 걱정을 많이 하고 있지만 지금와서 계획을 다시 잡을 수도 없어 애써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1월 결혼할 계획인 대학원생 오모(25.여)씨도 "이국적이면서도 따뜻한 휴양지에서 며칠 푹 쉬고 오고 싶어 동남아 쪽으로 신혼여행을 계획했지만 폭탄테러 소식을 들은 부모님이 극구 말리는데다 생애 한번뿐인 여행을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오고 싶어 조금 더 먼 호주나 하와이 쪽으로 여행지를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고객들에게 '호텔'은 '클럽'과 달리 안전하다며 차이를 강조하고 사고도 일부지역에서 유럽인들을 노려 일어난 것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설득하고 있다. 또 일부 젊은층에서는 "이전에 뉴욕 테러는 예상했겠느냐"며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안전우선'이 중론이다. B여행사의 현모(34)실장은 "사고지역이 한국인들은 많이 찾지 않는 곳이고 일부지역에 국한되긴 했지만 여행객들이 굳이 찜찜한 마음을 품고 발리로 여행을 떠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