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백화점 매출 증가율이 추석특수에도 불구하고 15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또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의 판매 증가세도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나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백화점 매출 '곤두박질'= 10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9월 대형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작년 9월에 비해 1.4% 감소했다. 이런 매출 감소는 당초 산자부와 업계가 태풍피해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판촉행사와 추석특수를 감안해 5.1%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과 큰 편차를 보인 것이다. 전년 같은 달 대비 백화점 매출은 작년 6월(-0.6%)에 감소한 이후 9월 6.9%, 11월 14.3%, 12월 18.0%, 1월 5.6%, 2월 18.8%, 3월 16.7%, 4월 7.7%, 5월 10.3%, 6월4.2%, 7월 3.9%, 8월 6.4%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방백화점의 매출을 보면 광주지역은 지난 7월부터 한자릿수 증가율로 매출 상승폭이 둔화된데 이어 9월에는 0.3% 감소, 산자부가 매출동향 조사를 시작한 2000년10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특히 올 들어 광주지역에 비해 저성장 추세를 보여온 부산지역의 경우 10.7%나 줄어들었다. 이는 작년 4월(-5.6%) 이후 17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산자부는 "작년 9월에 비해 영업일수가 이틀 적었고 추석특수가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라며 "특히 농산물과 의류, 가전제품의 판매가 부진했고 상품권 판매도 예년 수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대형 할인점의 9월 매출은 3.0% 증가하면서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8월(4.%)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둔화됐다고 산자부는 말했다. 품목별로는 추석을 맞아 선물세트류의 판매는 30% 가량 늘었지만 대형가전제품의 경우 상반기에 보인 증가세가 주춤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고급가전 소비도 `뚝'=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9월 자동차 내수판매 대수는 모두 12만4천234대로 작년 동기의 13만4천227대보다 7.4% 감소했고 전월인 8월의 14만8천477대보다는 16.3%나 줄었다. 올들어 자동차 월 내수판매가 작년 동기보다 감소세를 보인 것은 현대차의 파업영향을 받았던 지난 6월을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런 내수판매 둔화는 특소세 인하혜택이 8월말로 종료된 상황에서 추석연휴, 대우차 가동중단 등의 영향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고급가전 대명사로 실물경제 동향을 잘 보여주는 제품인 삼성전자 `지펠'과 LG전자 `디오스' 등 국내 양문형 냉장고 판매량은 올 1.4분기 월평균 4만5천대에서 2.4분기 들어 5만5천-6만대로 치솟았다가 8월과 9월에는 각각 5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가 입수한 한국전자산업진흥회의 8월 디지털TV 판매실적에 따르면 8월 디지털TV 판매는 7월(4만8천57대)보다 1% 증가한 4만8천545대로, 연중 최고치인 6월(7만6천202대)에 비해 36% 감소했다. 특히 올 디지털TV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온 고가품인 PDP TV(7월대비 -17.8%), 프로젝션TV(-5%), LCD TV(-21.5%)는 감소세가 두드러진 반면 상대적으로 저가인 CRT(브라운관)형 HDTV(7월대비 10.6%) 판매는 증가, 고가품에서 보급형으로 소비패턴이 점차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대폭 성장 어려울듯= 산자부는 10월에는 영업일수가 작년 10월에 비해 많고 정기세일 초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각각 4.7%와 7.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백화점은 경기변동에 민감한 특성상 당분간 큰 폭의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 상반기 백화점의 평균 매출 신장률은 10.5%였으나 하반기들어 3.1%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산자부는 말했다. 다만 중저가 생필품 위주의 판매구조를 가진 할인점의 경우 5% 안팎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에 대해 "통계청의 소비자평가지수는 7월 이후 2개월 연속으로 하락했고 도소매업 전체판매액을 지수화한 도소매업 판매액지수도 6월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6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정준영.노효동 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