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품질은 원액에 사용된 원료곡물과 숙성장소,블렌딩 기술,숙성기간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스코틀랜드 얼라이드 도멕사의 마스터블렌더(술제조 장인)인 로버트 힉스씨(57)는 위스키 품질을 단순한 잣대로 평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습도 물 공기 온도 등 생산지의 환경에 따라 원액의 품질이 달라지고 여러 원액을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완제품 위스키의 가격차가 발생한다는 것.힉스씨는 특히 "한국에서 최근 일고 있는 위스키 원가 논쟁도 브렌딩 기술과 전통,브랜드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힉스씨는 38년간 스카치산업에 종사해온 마스터블렌더.마스터블렌더는 최소 20년 이상의 경력이 요구되는 전문직으로 스코틀랜드에도 다섯명만 존재할 정도로 "귀하신 몸"이다. 그의 역할은 2백 가지가 넘는 몰트위스키(보리를 주원료로 만든 위스크로 강한 향과 깊은 맛이 특징)와 그레인 위스키(곡류로 만든 위스키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를 선별해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드는 것. 그의 머리 속엔 4천여가지 위스키에 대한 정보가 빼곡히 쌓여있다. 지난해 진로발렌타인스가 한국시장만을 겨냥해 내놓은 "마스터즈"의 맛도 그의 머릿속에 담겨있다. 힉스씨는 마스터즈에 대해 "41가지 몰트위스키와 4가지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부드럽고 깊은 맛을 냈다"고 설명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한국인들의 술맛 표현법."독하다"와 "세다"의 차이,"약하다"와 "부드럽다"의 차이를 어떻게 해석할까 무척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