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파울 크루첸(PaulCrutzen) 박사는 8일 서울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남극 상공의 오존 구멍이 사라지려면 적어도 40~50년이 걸리고 이 지역 대기가 자연 상태로 돌아가려면 100여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70년에 오존층이 존재하기 위한 화학반응을 밝혀낸 크루첸 박사는 "지난 10년동안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도 눈에 띄게 오존층이 파괴돼 왔다"며 "염소나 브롬이 함유된 유기물 제조를 금지하는 국제 협약이 맺어진 것은 오존층 보존을 위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크루첸 박사는 "남극지역 오존층에 가장 먼저 구멍이 생긴 이유는 기온이 영하80℃ 이하인 남극 성층권에서 공기중의 염소 화합물이 염소 기체로 활발하게 바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존층 구멍의 발견은 당시까지 알려져 있던 어떤 반응들로도 설명이 안되던 현상이었지만 결국 프레온가스를 비롯한 사람이 만든 물질들 때문에 이같은 일이 생긴 것"이라며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크루첸 박사는 "지난 96년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프레온가스의 제조를 금지시키는 등 세계 각국에서 오존층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남극 상공 오존층을 되살리는 데는 이같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이정도의 노력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인류에게는 더욱 심각한 일이 생겼을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1933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크루첸 박사는 2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오존층 연구를 선도하는 등 대기화학 분야의 독보적 연구자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