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콘니 모렐라 미국 메릴랜드주 하원의원(여)은 공화당 내에서는 외톨이 같은 존재였다. 그의 좌파적 성향이 워싱턴 근교에 사는 자유분방한 화이트 칼라 유권자들에게는 크게 어필해 왔지만 우로 편향된 공화당 내에서 변방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하지만 모렐라 의원은 요즘 의원생활 16년만에 처음으로 공화당 지도부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공화당의 거물들이 자원해서 그의 선거운동 연단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 3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해 줬다. 공화당 지도부가 갑자기 그를 돌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선거의 해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민주당에 근소한 차로 앞서는 하원을 장악하려면 모렐라 의원을 비롯한 다른 중도파 의원들의 승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만약 민주당이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을 꺾고 하원에서 수적 우세를 차지한다면,의회는 최근 몇년동안 겪었던 것보다 더 심한 사상적 대립을 보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헤리티지재단의 마이클 프랑크 정치 연구원은 "양당간의 갈등이 입법체계를 마비시킬수 있다"며 "양당이 분열될수록 법의 내용은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 중도파 하원의원들은 그들의 중립적 태도 덕분에 과거 민주당이 차지했던 선거구에서 성공할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1년사이에 상황은 급변했다. 중도파 의원들이 지키고 있는 곳의 유권자들이 경제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CBS뉴스와 마켓워치의 최근 조사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 중 49%는 미국의 경제가 잘못된 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에겐 또 다른 장벽도 있다. 민주당이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들의 지역구를 중점 관리지역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같은 당 소속 보수파 후보들과의 경쟁을 마친 후 얼마 남지 않은 체력을 또다시 소진해야 하는 위기에 처해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아이러니가 있다. 하원을 장악하기 위해 자신들의 '영적 동지(soul mate)'를 이겨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이 우파적 의제를 통과시키기 위해 표를 던질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토머스 만 연구원은 "협상을 원활히 하는 데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모렐라 의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시인 지난 1998년에는 공화당에 찬성표를 던진 비율이 41%에 불과했으나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첫 해에는 61%나 됐다. 이같은 현실을 인식,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은 자신들이 융통성이 있으며 독립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교육예산을 더 얻기 전에는 정부가 제출한 관련법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또 강력한 기업개혁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수는 줄고 있다. 이번 가을 선거에서 중도파 의원들이 승리하지 못하다면 그들은 결국 역사상 빨치산이 남긴 흔적보다 더 미세한 존재로 사라져 갈 것이다. 정리=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 ◇이 글은 정치평론가 로레인 월러트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9월30일자)에 기고한 'The GOP's New Darling:Moderates'란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