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업계의 현지화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비듬방지용 샴푸 `노비드'는 지난 97년부터 베트남에 `드봉' 샴푸라는 이름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는 `비듬'을 `없앤다(No)'는 의미로 우리말과 영어를 결합한 조어(造語)로 된 상품명이 해외 수출용으로는 적합치 않다는 회사의 판단 때문. 회사측은 대신 이 상품에 베트남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생활용품 브랜드인 `드봉'의 이름을 갖다 붙였다. 드봉 샴푸는 매출 호조에 힘입어 작년부터 현지에서도 생산되고 있다. LG측은 또 멕시코에서는 지난해부터 `랑데뷰' 샴푸, `아르드포' 무스 등 국내에서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진 20여종의 상품을 `더블리치' 샴푸.무스 등 단일 브랜드로판매 중이다. 다국적기업 유니레버 코리아가 지난 2000년 11월 출시한 `도브 샴푸'는 원래 유니레버 본사의 `도브' 브랜드 제품군에는 없는 `국내용' 상품이다. 유니레버 본사는 그러나 한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개발한 이 샴푸가 한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자 이 샴푸를 지난 3월 아시아 전역에 출시한데 이어 올 연말까지 미국, 유럽 등 세계 시장에도 내놓을 계획이다. 유니레버 관계자는 "일정 지역에서만 판매되는 로컬(local) 브랜드가 세계 각국에 출시되는 글로벌(global) 브랜드로 발전한 사례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여러 브랜드가 난립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어 현지의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위주로 통합하는 `현지화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