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빈 신의주특구 행정장관 연행 소식이 그의 임명 못지 않게 또다시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처음부터 온갖 불미스런 소문이 나돌더니 기어이 이런 일이 터지고 말았다. 해프닝의 연속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양빈을 연행한 중국측의 의도는 무엇인지,그리고 북한은 아무런 사전 검토없이 오직 김정일 위원장의 개인적 친분만으로 중국계 사업가를 초대 행정장관으로 선임한 것인지 모든 것이 의문 투성이다. 양빈의 임명과 신의주 특구 발표에 대해 그동안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이 이상하리 만큼 냉정한 태도를 보여왔던 것에 새삼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것이 이번 연행에서 보듯이 탈세혐의 등 양빈의 개인적 문제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신의주 특구개발 자체에 대한 중국의 부정적 시각 때문이었는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중국이 신의주의 경쟁도시라고 할 단둥이나 선양시 개발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일부의 지적도 주목할 가치가 있다. 어떻든 양빈의 연행으로 신의주 개발 계획은 중대한 타격을 받게 됐다. 설사 양빈이 무혐의로 풀려나 행정장관으로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국제투자를 유치할만한 신뢰성은 이미 큰 상처를 받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새로이 행정장관을 선임하는 등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지만 여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도 걸릴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북한이 신의주를 개방하는 등 일련의 경제개혁 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의깊게 지켜봐 왔다. 그러나 그것이 신분조차 의심스러운 제3국 사업가를 행정장관으로 선임하고 허황한 공수표를 남발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20만 주민을 소개하겠다는 발상도 이해할 수 없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한국 자본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다면 북한의 개혁 개방도 성공하기 어렵다. 북한 당국은 바로 이점을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