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오존층 구멍이 작아진 것은 예외적인 현상입니다. 따라서 오존층 구멍은 다시 커지며 그 상태로 수십년간 유지될 것입니다." 성층권에서의 오존층 파괴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로 지난 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폴 크루첸 교수(69.미국 캘리포니아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는 4일 서울대 SK게스트하우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BK21사업단(단장 김구 교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크루첸 박사는 "오존층에 구멍이 형성되는 중요한 원인중 하나가 낮은 온도"라며 "올해는 온도가 높아 예외적인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내년엔 오존층 구멍이 지난해 수준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염물질로 구성된 아시아 상공의 갈색구름(Brown Cloud)층이 지구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를 차단하면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는 "한국도 갈색구름이 아시아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ABC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BC프로그램은 캘리포니아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가 주도하고 있는 국제 공동연구사업으로 갈색구름이 기후, 농경활동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것이다. -갈색구름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갈색구름층이 차양막 역할을 해 지구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를 차단하면 지표면과 해수면의 온도가 급감한다. 이로인해 대기로 증발하는 수증기의 양이 감소해 가뭄이 생기거나 농작물과 산림의 성장을 방해한다. 이같은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다. 갈색구름층이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컴퓨터 모델링을 통한 연구로 정확한 영향을 밝혀내려고 한다. 한국도 이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 중국의 오염물질이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은 ABC프로그램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한국에서 관련 측정을 실시해 참여할 수 있다. ABC프로그램 연구팀은 아시아 주요 지역에 측정망을 설치해 갈색구름에 의해 태양에서 지표로 유입되는 에너지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측정하려고 한다. 한국은 중국에서 기원하는 오염물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이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도 정확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주말에는 제주도를 둘러보면서 적절한 관측지점을 선정할 것이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 크루첸 교수는 누구인가 대기중에 분포한 오존층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에 관한 연구를 선도해온 세계적인 석학이다. 성층권의 오존이 어떤 경로로 파괴되는지를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95년 미국의 몰리나,로랜드 박사 등과 공동으로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아시아지역의 공해로 형성된 갈색구름이 지구의 기후, 농경활동, 일상생활 등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국제적인 연구계획인 ABC(Asian Brown Cloud)프로그램에 책임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스웨덴 스톡홀름대에서 기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내 화학연구소 소장, 미국 시카고대 교수 등을 거쳐 지난 92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대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로 재직중이다. 95년에는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으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