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시대에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이 통합적인 인프라를 갖춰야 합니다. 개별 SO로서는 디지털 방송이 불가능합니다." 최근 장래채권인 시청료를 담보로 9백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한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오광성 사장(53)은 케이블TV 업계에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은 현재 송파 노원지역 등 12개 지역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6개 지역의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를 지니고 있는 국내 최대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다. 일종의 케이블TV 지주회사인 셈.현재 가입자가 94만가구에 달하고 지난 1월부터 8월까지의 매출액이 7백90억원에 이르는 등 영세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다른 개별 SO들과는 규모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2000년 10월에 사장으로 부임,이듬해 1월부터 각 SO들을 통합하는 강행군을 시작했습니다. 당시까지는 10여개의 개별 법인이 따로따로 운영되고 있었죠.지난 1년반 동안 각각의 SO들이 갖고 있던 가입자 관리 시스템,콜 센터,재무 회계 시스템 등을 통합해 큰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오사장은 SO통합의 다음 단계로 케이블TV의 디지털화를 꼽는다. "내년 상반기 시작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죠.우선은 쌍방향 프로그램가이드(IEPG)서비스,맞춤형 비디오(VOD)서비스,텔레비전 상거래(T-Commerce),인터랙티브TV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TV를 중심으로 한 홈네트워킹입니다. TV 리모컨을 조작해 세탁기도 돌리고 에어컨도 켤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거죠.2004년 하반기부터 홈네트워킹 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이번 ABS 발행은 영세한 중소기업 형태의 케이블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자금조달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의 관심을 케이블TV 업계에 끌어왔다는 점도 높이 살 만하다. 실제로 이번 ABS 발행의 주간사를 맡았던 하나은행의 경우 다른 MSO인 한빛아이엔비의 ABS 발행도 추진하고 있다. "성공적인 케이블TV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전송망을 업그레이드하고 M&A를 추진하는 등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번에는 시청료를 담보로 했지만 다음에는 셋톱박스 대여료를 담보로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장래채권을 담보로 이용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