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세계적으로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질병인 말라리아 병원균을 옮기는 모기와 말라리아 병원균의 유전자 지도(게놈)가 밝혀졌다고 과학자들이 2일 발표했다. 미국의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셀레라 지노믹스의 로버트 홀트, 사설 연구기관인 게놈연구소의 말콤 가드너, 밴더빌트 대학의 로런스 지벨 박사가 각각 이끄는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로 인해 말라리아처럼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을 박멸할 수있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이번 연구가 단순히 유전자 지도를 해독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기능을 하거나 살충제에 내성을 갖도록 만드는 일부 특정 유전자의 기능도 규명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도 사설을 통해 "사람과 이 두 생물의 게놈이 전달주기를 비롯한 말라리아의 모든 상태와 관련된 중요한 유전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과학계와 의료계가 말라리아를 퇴치할 수 있는 전례없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평가하고 자세한 연구결과가 4일자 최신호를 통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홀트 박사 연구팀은 모기의 유전자 지도를 밝혀냈는데 모기의 유전자는 모기와 먼 친척관계인 초파리의 유전자(1만3천472개)와 비슷한 1만3천683개라고 밝혔다. 가드너 박사팀도 영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 3일자호를 통해 말라리아 병원균 변종의 유전자 지도를 밝혀냈다고 공개하고 14개의 염색체에 5천300개의 유전자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이같은 연구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들 유전자의 특정기능을 규명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홀트 박사팀은 모기가 살충제에 내성을 갖도록 만드는 특정 유전자를 밝혀냈다고 밝혔으며 지벨 박사팀도 말라리아를 옮기는 흡혈모기인 에노펠레스가 사람의 살냄새를 맡을수 있도록 하는 특정 유전자를 밝혀냈다고 강조했다. 지벨 박사는 이처럼 냄새에 반응하는 특정 유전자를 규명한 것은 이 기능을 차단할수 있는 새로운 약품 등을 개발할 경우 말라리아나 웨스트나일바이러스, 뎅기열,황열병과 같은 질병을 예방.퇴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라리아는 열대지역의 가난한 국가들에서 창궐하는 질병으로 이로 인해 매년 100만명 이상이 숨지고 수 백만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말라리아 환자와 사망자의 대부분은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지역 어린이들이다. (파리=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