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여행수지 적자가 7월에 이어 연속 사상최대를 기록하며 국제수지 흑자기조를 위협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외 경제불안 요인으로 인해 내년도엔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되는 터에 해외여행에 흥청망청 돈을 쓰고 있으니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여행수지 적자가 확대된 데에는 단순한 여행경비보다는 고가품 구입 등 과소비 탓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는 올 상반기 신용카드 해외사용 금액 10억9천만달러중 절반 가량이 물품구입비이며,시계 보석 의류 면세품 기념품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확인된다. 이러니 8월 경상수지가 그나마 1억5천만달러 흑자를 낸 것만도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다. 특히 8월중 무역수지는 10억1천만달러 흑자를 냈지만 여행수지적자가 4억6천만달러,유학생 송금도 1억7천만달러에 달해 경상수지가 가까스로 적자를 면한 꼴이 됐다. 특히 무분별한 해외여행과 조기유학 열풍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출국자 수가 올 7월에 처음으로 70만명을 넘은데 이어 지난달엔 77만명을 기록했고,불법 조기유학도 지난해에만 7천3백건이 훨씬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에서도 골프 여행객수가 올 7,8월 두달동안 1만5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을 보면 외화낭비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해외여행이나 유학을 무조건 백안시할 필요는 없다.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건 규제하기보다는 오히려 권장할 일이다. 문제는 상당수 출국이 단순한 도락이나 도피성이라는데 있다. 경상수지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더욱 걱정이다. 그렇다면 정부당국은 서비스수지 적자가 더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마땅하다. 여기에는 교육개혁은 물론이고 국내 레저산업의 진흥 등 다각적인 방안들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