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지나면 구두매장을 찾는 고객이 평소보다 20~30% 늘어난다. 명절 선물로 받은 상품권을 한두장씩 들고 구두 장만에 나선 사람들 때문이다. 추석 연휴 이후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구두매장은 요즘 가을철 "발맵시"를 다듬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올 가을엔 어떤 구두를 신으면 좋을까. 백화점 바이어들은 "남성화 여성화 모두 딱딱한 정장 스타일보다는 스포티룩이 갈수록 유행할 것"이라며 "색조는 다크브라운이나 블랙 계통이 무난하다"고 조언한다. 가격은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여성화 신제품은 17만~21만원,남성화는 13만~22만원 정도다. 대다수 백화점이 가을 정기 세일에 들어가는 다음달 3일까지 기다렸다가 사면 지금보다 20% 정도 싼값에 구두를 마련할 수 있다. 스웨이드에 금속장식 단 여성화 인기=여성화는 흔히 "세무"로 불리는 스웨이드 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에 입점한 미소페 엘리자벳 카메오 세라 트렌드북 등은 구두 앞뒤 부분을 스웨이드로 처리한 뒤 금속 재질의 버클이나 브랜드 로고를 붙인 신제품을 대거 내놓았다. 발등을 덮는 로퍼나 굽이 거의 없는 펌프스 스타일도 눈에 많이 띈다.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앞이 뾰족한 것들도 많이 나와 있지만 아직까지 판매량은 많지 않은 편이다. 가격은 세라 제품이 17만8천~18만3천원선이고 트렌드북 제품은 17만8천~19만8천원선. 신세계백화점 윤석희 바이어는 "키에 상관 없이 굽 높이가 1cm 이하나 5cm 이상인 제품이 유행한다"며 "앞부분이 너무 뾰족하지 않아야 바지에도 잘 어울린다"고 알려줬다. 특히 강남권 매장에서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젊은 여성들이 굽이 거의 없는 제품을 많이 찾는다고 윤 바이어는 덧붙였다. 남성화는 유선형 유행=남성 구두는 여성화에 비해 크게 유행을 타지는 않는게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연령대에 상관 없이 스포티룩을 신는 남성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 김대은 바이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남성들은 정장과 평상복에 모두 잘 어울리면서 운동화처럼 편안한 착용감을 주는 제품을 선호한다"며 "이런 경향은 40대와 50대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금강제화 엘칸토 에스콰이아 등 제화 "빅3"는 물론 소다옴므 탠디옴므 닥스 마리오파로티 등 일반 브랜드들도 젊은 남성직장인들을 겨냥한 스포티룩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가격은 12만원~18만원대가 주를 이룬다. 구두굽 모양도 스포티룩 강세를 반영해 변화하고 있다. 뒷굽이 확연히 구분되는 정장 스타일보다 소프트한 느낌을 주는 몰드(부드러운 고무)로 밑창을 처리한 제품이 잘 나간다. 옆에서 본 전체적인 모양새는 곡선으로 연결돼 있는 유선형으로 디자인된 남성화가 눈길을 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