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와 캐피털사간의 '영토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이 캐피털사의 상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이달말까지 삼성전자제품(파브 PDP 홈시어터)을 신용카드로 구입하는 회원에게 최장 12개월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제품을 최장 60개월 할부판매(연리 15∼19%)하고 있는 삼성캐피탈은 영업이 일시 위축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올들어 '대학등록금 카드결제'도 실시, 학자금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캐피털사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 LG 국민 비씨카드 등은 올 2학기 등록금 카드납부(연 10∼17%)로 총 1천7백4억원의 결제실적을 기록했다. 그 영향으로 연리 6∼16.5%짜리 등록금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캐피털사들의 대출실적은 올들어 지난해의 절반으로 급감했다. '캐피털사의 텃밭'인 자동차 할부시장을 공략하는 카드사도 늘고 있다. 삼성 국민 비씨카드 등은 최근 자동차구입시 최장 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최장 60개월짜리 자동차 할부금융(연리 7.7∼12.8%) 상품을 취급 중인 삼성 현대캐피탈 등은 영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은 대출시장에서도 캐피털사와 맞붙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현금지급기를 통해 대출금을 뽑아쓸 수 있는 '서비스론'(연리 6.8∼19%)을 시작했다. 이는 현대캐피탈의 주력상품인 드림론패스(연리 8∼21%)와 동일한 금융서비스다. 이밖에 자동차리스, 지방세 납부서비스 등과 같은 영역에서도 카드사와 캐피털사는 유사한 금융상품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캐피털사와 카드사간의 '업종간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동일 그룹의 계열사간에도 치열한 고객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