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경제특구 지정 등 북한 경제개혁이 급물살을 타면서 재계에 포진한 북한 전문가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이들은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개성공단 진출 등의 대북 사업에서 각 그룹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해 온 인물들로 향후 대북 경협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에서는 박영화 삼성전자 고문이 대북사업의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박 고문은 삼성전자내에서 대북사업을 담당하는 경협사무국을 관장하고 있다.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접촉,TV 카세트 전화기 조립생산을 추진하는 등 북한 인맥을 구축해왔다. 비록 성사되진 않았지만 지난 98년엔 베이징과 평양을 드나들며 전자복합단지 구축을 추진하기도 했다. 80년부터 그룹 비서실 기획담당 부서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했으며 이후 삼성SDI와 삼성전자에서도 전략 및 미래전략업무만을 담당한 '기획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는 삼성전자 고문으로 현업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지만 대북경협사업에 대해서는 수시로 보고를 받고 사업방향에 대해 조언을 하는 등 삼성 내 대북 전문가로서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LG에서는 LG상사의 이종근 지역개발 TF팀장이 그룹 전반의 대북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팀장은 89년 LG상사 특수물자 과장 시절부터 대북 업무를 시작해 13년동안 줄곧 북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94년 홍콩지사에 근무하면서 마카오 주재 북한상사원들과 친분을 쌓았다. 95년부터 5년간 베이징 지사에 부임하면서 LG계열사와 북한상사간의 면담을 60여차례 주선했다. 지금까지 6차례 평양,나진·선봉 등을 방문했으며 의류,TV 임가공사업 등 그룹의 대북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SK는 SK글로벌 정효진 동북아사업팀장이 95년 북한 의류 임가공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북한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정 팀장은 2000년 7월 대북사업팀 초대팀장을 맡았다. SK글로벌은 북한 정부의 공식 대북경협 채널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본사와 북경·단동대표부,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등을 통해 의류임가공,섬유 원료 약재류 교역,광물개발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은 구해우 정책협력실 동북아협력팀 팀장(상무)을 주축으로 평양과 남포 지역에서 이동전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 상무는 지난해 북한을 방문,이동전화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도 정보통신부 관계자들과 함께 방북했다. 구 상무는 민주당 부대변인을 거친 정치인 출신으로 2000년 SK글로벌 대북사업담당 상무를 맡으면서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현대아산에는 김윤규 사장 등 내로라하는 대북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김 사장은 수십차례 평양 등을 오가며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조성기획안 등을 챙겼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 고위층들과의 교감도 두터운 편이다. 김고중 특별보좌역(부사장) 역시 그동안 15회에 걸쳐 평양을 다녀온 대북협상 전문가. 북한 내 고위층에서 실무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다. 윤만준 자문역(전무)은 계약전문가. 금강산 관광개발합의서,공단개발 합의서 등 중요한 계약 문건은 모두 윤 자문역의 검토를 거친 것이다. 현대종합상사에서는 이정모 대북사업 TF팀장 겸 법무계약팀장이 대북 사업 창구다. 한국 최초의 해외 공단 개발사업인 인도네시아 현대 베카시 공단사업을 담당한 공단전문가로 개성공단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