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엄종대 행장의 '옴부즈맨 경영'이 화제다. 엄 행장은 올들어 일을 마치고 집에 갈 때 은행차 대신 영업용 택시를 이용한다. '움직이는 사랑방'인 택시 기사들로부터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듣기 위해서다. 택시기사들이 전하는 평가는 다양하다. "광주은행은 대출받기 힘들어요"란 따끔한 질책에서부터 "요즘 광주은행이 많이 변했어요"라는 칭찬과 "00지점 아가씨 정말 잘해줘요. 며느리 삼고 싶어요" 등 직원 세부평가까지 나온다. 엄 행장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요금 이외에 약간의 웃돈을 얹어 준다. "은행 경영에 반영해야 할 귀중한 지침을 해준데 대한 컨설팅 비용"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현장의 소리를 꼼꼼히 수첩에 적어 경영에 반영한다. 최근 본부조직을 고객지향적인 마케팅중심 조직으로 바꾸고 10%의 본부인력을 영엄점으로 전환, 배치한 것도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엄 행장은 "가감없고 솔직한 고객들의 지적이 귀에는 쓰지만 경영에는 보약이 된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