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올해 사상최대의 경영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핵심사업과 핵심기술개발,핵심인재 등에 과감히 투자해 성장잠재력을 키우라"고 계열사에 지시했다. 이 회장은 18일 삼성 영빈관인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전자 계열사 사장단회의를 주재하고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영자들이 미래에 대해 부단히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4조8천8백억원수준인 시설투자를 내년에는 20%가량 늘려 6조원수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조6천억원수준인 연구개발(R&D)투자도 늘려 총 투자규모가 올해 7조5천억원수준에서 내년에는 9조원가량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이와 함께 "기업이 사회와 공존하며 시장의 신뢰를 받아야 진정한 의미의 경쟁력을 갖게 된다"면서 "국가경쟁력 제고차원에서 이공계 인력양성에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앞장서 해야 한다"고 사장단에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이윤우 진대제 한용외 이상현 임형규 이상완 최도석 황창규 이기태 사장과 삼성종합기술원 손욱 원장,삼성SDI 김순택 사장,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 삼성코닝 송용로 사장, 삼성코닝정밀유리 홍종만 사장,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 총 23명이 참석했다. 삼성은 전자사업을 현재 1위 제품,핵심역량강화제품,사업구조첨단화사업 등 3개로 나눠 월드베스트전략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메모리·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메모리 사업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플래시메모리 매출 비중을 현재 16%에서 오는 2005년에는 34%,2010년에는 40%까지 확대,사업 구조를 안정화시키기로 했다. TFT-LCD 사업은 대형제품 시장점유율을 20%이상으로 유지해 1등을 고수하고,노트북·모니터 등 PC용 제품 중심에서 휴대폰용 중소형·LCD-TV 등 비PC제품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비PC제품의 비중을 현재 8%에서 오는 2005년에는 40%로 늘려 수익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휴대폰,비메모리,에어컨=핵심역량을 강화해 1등으로 도약하거나 일류화를 조기에 달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세계시장 점유율 9.5%로 3위 자리를 굳힌 휴대폰 사업은 카메라,컬러,고화음 등을 바탕으로 고급브랜드를 유지하면서 2005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14%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비메모리는 디스플레이드라이버칩,광디스크칩셋 등 5개 제품을 2005년까지 세계1위로 키우기로 했다. 올해 모뎀칩과 멀티미디어프로세서를 하나의 칩으로 만드는 등 차세대 핵심SOC(시스템온칩)사업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07년에는 세계 5위권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에어컨 사업은 핵심기술력 확보를 위해 선진업체와의 기술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스템에어컨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삼성SDI·삼성전기=삼성SDI는 브라운관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해 △2차 전지와 △PDP △초대형 컬러관 △유기EL 등 신디스플레이를 성장 엔진으로 하는 '첨단 디지털 기술 사업'으로 변신할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풀컬러 유기EL의 양산을 시작했으며 2차전지는 내년중 월1천2백만개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다품종 소규모 시장이라는 전기업의 특성을 감안해 사업구조를 △1등 육성제품△수종사업 △유지사업 등 3개 축으로 나눠 선택과 집중전략을 펴기로 했다. 오는 2007년까지 2조원을 투입,MLCC(적층세라믹콘덴서),고밀도 인쇄회로기판, 광픽업 등 3개 제품을 각각 매출 1조5천억원 규모의 세계 1위 제품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