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공사가 18일 시작됐다. 이번 공사는 끊어진 한반도의 허리를 잇는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동해선은 남북 관광벨트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경의선은 개성공단 건설 활성화 등으로 남북경협에 탄력을 줄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공사로 한반도는 해양과 대륙을 연결하게 된다. 러시아와 중국이 이날 행사에 대해 '환영메시지'를 보내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남북철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나 중국횡단철도(TCR)등과 이어지면 한반도는 동북아 물류의 '핵심기지'로 부상하게 된다. 일부에선 지난달 23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TSR 연결사업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경의선·동해선 1년내 연결 19일 군사분계선(DMZ)내 지뢰제거 작업을 시작으로 남방한계선∼군사분계선 사이 경의선 구간 1.8㎞ 철길복원 공사가 본격화 된다. 완공 시기는 올해말이다. 철길과 나란히 지나는 4차선 도로의 남방한계선∼군사분계선 1.8㎞ 구간은 내년봄에 뚫린다. 동해선 철도의 경우 남측은 저진∼군사분계선까지 9㎞를,북측은 온정리∼군사분계선까지 18㎞를 잇게 된다. 국도(7번)는 통일전망대∼군사분계선 4.2㎞ 구간을 2차선으로 건설한다. 내년 9월께면 도로가 완공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금강산육로관광 용도로 쓰일 '금강산관광임시도로'는 11월께 개통된다. ◆연결에 따른 경제 효과 경의선 복구는 남북경협 활성화의 촉매제로 기대되고 있다. 경의선은 개성공단 주변을 지나 현재 대북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북한에서 사업중인 기업들은 핵심부품이나 기계·자재류를 항공이나 해운을 통해 운송해 적기성이나 비용측면에서 적지 않은 손해를 봐 왔다. 동해선은 남북 관광벨트를 본격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금강산 관광객이 뜸했던 이유는 배로 오가는 시간·비용상의 번거로움 때문이었다"며 "설악산과 금강산간 육로가 뚫리면 동해안 관광벨트도 급속히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철도 운행까지 걸림돌도 많아 남북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연결되면 한반도는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을 잇는 거점이 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중국도 남한과 철도로 연결되기를 희망하고 있어 일단 여건은 긍정적이다. 난제도 적지 않다. 남북철도의 시스템 통일이나 철도 통과국과의 협정체결도 풀어야 할 숙제다. 교통개발연구원 안병민 박사는 "남북철도가 개통되면 동북아시아 물동량이 급증할 것인 만큼 경의선과 경원선이 만나는 수도권 북부에 물류거점을 새로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철도가 동북아 간선교통망이 되려면 추가 투자도 필수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팀의 조동호 박사는 "북한의 철도는 낡고 단선인데다 남·북한 중국 러시아는 철도 궤도폭도 달라 '원스톱' 물자 운송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북아 정세의 변화에 따라 물류 흐름이 심하게 기복을 보일 수 있는 점도 '철의 실크로드'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든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