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기피현상이 보다 일찍 찾아온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나서 과학기술인력 확보를 위한 장학금 지급등 갖가지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기업들도 이공계 지원을 '경영 코스트'로 생각할 만큼 적극 대응하고 있다. 미국 하원은 지난 7월 이공계 대학의 인력 감소추세로 인한 기술인력 부족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기술인재 지원법(Technology Talent Act of 2002)'을 마련했다. 향후 5년간 전국 전문대 및 대학에 3억9천만달러를 지원해 장학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그 골격이다. 이 법안은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 반도체 업계의 강력한 요청으로 마련됐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가 전체 장학금 총액의 70% 정도를 부담하고 있다. 민간기업들의 이공계 지원을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지난해 인텔재단 등을 통해 고등교육 및 초.중등교육 부문과 지역단체에 1억3백만달러를 기부했다. 지난해에는 전세계 4백50여명의 학생들에게 4백70만달러가 넘는 장학금을 지급했다. '주니어 노벨상'으로 불릴 만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인텔과학경시대회도 매년 개최해 우승자에게 10만달러의 장학금을 주고 있다. 미국기업중 기부액 랭킹 1위를 차지한 제약회사 머크의 경우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를 대상으로 과학과 수학교육 강화를 위해 지원한다. 또한 학부 및 대학원 이상 연구과정을 대상으로 생물의학의 발전을 위해 지원한다. 이 회사는 미국포천지가 매년 선정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7년 연속(1987∼1993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기업들도 학술분야 지원에 적극적이다. 지난 2000년 게이단렌 회원 1천4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부금 지출비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학술연구 및 교육'(29.8%)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학금 지급 등 사회활동을 하는 이유로는 '사회일원으로서의 책임'이라는 응답이 84%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