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인간과 똑같이 느낍니다. 음식을 주지 않으면 배고파 하고,물을 주지 않으면 목말라 하고,때리면 아파합니다. 우리에게는 동물을 아프게 할 권리도, 정당한 이유없이 죽일 권리도 없습니다." 이 글은 동물학대를 추방하자며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파란 리본 캠페인'호소문의 한 대목이다. 서구 여러 선진국의 동물에 대한 배려는 각별하다. 학대는 고사하고 그야말로 떠받들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은 그 처우가 점차 격상돼 사람 못지않은 대우를 받고 있기도 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펜들턴 해병기지에 있는 한 군용견은 계급이 병장이다. 가짜가 아닌 병무기록카드에 등록돼 있는 정식 계급장이다. 일등병이 이 개를 보면 당연히 거수경례를 올린다. 일부 주에서는 허가없이 불임수술을 시킬 수 없고 함부로 사고 팔 수도 없다. 마치 입양아를 키우듯 해야 한다. 개들의 천국이라고 하는 프랑스에서는 애완동물을 홀로 여러날 방치해 두면 처벌을 받을 뿐더러 운동을 시키지 않아도 주인의 책임을 묻는다. 파리시는 개 전용 옥외 화장실을 설치하고 오물수거 비용으로 연간 1억프랑(1백80억원)의 예산을 책정할 정도라니 이쯤되면 시민을 위한 행정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애완동물이 마구 버려지면서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처벌조항을 크게 강화키로 했다. 며칠전 농림부가 입법예고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보면 동물을 가혹하게 죽이면 3백만원 이하, 동물을 굶기거나 상해를 입혔을 때 그리고 뚜렷한 이유없이 버릴 경우에는 1백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 외출하는 애완동물이 연락처가 적힌 표를 달지 않아도 주인은 2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 이 법이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말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개고기와 관련된 '동물학대국'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크게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애견의 날(5월31일)'까지도 만든 우리나라가 동물보호선진국으로 칭송받을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