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이 2001년 10월에 이어 1년여만에 다시 열렸지만 결렬로 회담이 끝나고 말았다. 두 차례 열린 금강산관광 회담은 결렬로 끝났다는 결과에서 뿐 아니라 회담 과정에서도 닮은 꼴이어서 눈길을 끈다. 2001년 열린 첫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한 회담에서 남측은 관광을 위한 임시도로 개설을 통한 육로관광과 조속한 특구 지정을 북측에 제기했고, 북측은 명확한 이행일정을 못박지는 않았지만 육로관광과 특구지정에 원칙적인 동의를 표시했었다. 이번 회담에서도 북측은 특구 지정과 육로관광에 동의의 뜻을 표시했지만 이행일정을 잡지는 못했다. 특히 북측은 2001년 회담 때도 육로관광과 해로관광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번 회담에 같은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회담이 결렬된 이유에서도 두 차례 회담은 너무나 닮았다. 2001년 10월 열린회담에서 북측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남북 당국의 책임하에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를펼쳐 관광대가에 대한 남측 정부의 지급보증을 요구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북측은 현대아산측이 관광대가로 약속했던 9억4천만달러 가운데 5억6천만 달러를 체불하고 있다면서 남측 당국의 금강산 관광사업 지원과 보장을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이 결렬로 마감됨에 따라 공동보도문이나 합의문 등 남북 양측이 조율한 발표문이 나오지 못한 것도 두 차례 회담에서 나타난 공통점이다. 1차 금강산관광 회담 때는 남북 양측이 각기 발표문을 발표하고 회담을 마쳤고,이번에도 남북 양측의 합치된 입장 발표가 이뤄지지 못했다. 회담이 결렬로 끝나면서 회담이 당초 일정을 어기면서 열렸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1차 회담 때도 금강산 관광선의 출항시간을 연장시키는 해프닝을 벌였고, 이번에도 출발시간을 9시간이나 늦춰가면서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한편 지난 1차 회담이 결렬로 끝났지만 북한은 '금강산 관광 활성화에 유익한회담'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회담이 결렬로 끝났지만 향후 남북관계에는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