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영재학교는 학년제가 없이 자유롭게 운영됩니다. 3년간 1백45학점만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죠. 졸업생은 KAIST에 자동 진학할 수 있습니다. 포항공대와도 진학문제와 관련한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입시 걱정 없이 과학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입니다." 과학고에서 내년에 과학영재학교로 거듭 태어나는 부산과학고의 문정오 교장(58)은 "과학영재학교를 기존 과학고와는 전혀 다른 교육기관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영재학교의 심화교과(Advanced Placement) 과목 21개는 대학 2∼3학년 수준이며 KAIST에 진학할 경우 이들 과목은 학점으로 인정된다. 문 교장은 "기존 학교와 영재학교간 또 하나의 차이는 학생 선발에서 창의성을 중시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과학고에서는 학교장만이 추천권을 갖는데 비해 영재학교에서는 교장과 교사,그리고 부산교육감이 인정하는 영재교육기관도 추천할 수 있다. 하지만 학원 등 일반 교육기관에는 추천권이 없다. 학교성적 상위 5% 이내라는 기준도 없다. 창의성이 뛰어나지만 기존 제도권 교육에서 빛을 보지 못한 학생들도 발굴해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해외 영재학교들과의 교류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수학과학고등학교(IMSA)와 시카고 과학고, 이스라엘 과학고, 모스크바대 부설 과학고 등과 자매결연을 추진중이다. 학생들이 산업현장을 미리 익힐 수 있도록 기업과의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삼성종합기술원과 학생 및 교사 연수 협약을 맺었다. 문 교장은 "이번에 선발된 학생들에 대해 모두들 감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BBC 프로그램에서 영재로 소개됐던 학생에서부터 산골 출신으로 자연에 대한 관심이 각별한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입시 전형때 산업화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에 대한 원인분석과 해결방안 등 독창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답안이 수없이 많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