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나라들도 치안과 사회봉사 등의 분야에서 한국과 비슷한 대체복무제(병역특례)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연구요원제도와 같이 고급과학기술인력을 대상으로 한 병역특례를 운용하는 국가는 찾기가 힘들다. 각국은 형평성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현역보다 복무기간이 1.3배에서 최대 2배인 대체복무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과 안보상황이 비슷한 대만은 지난 2000년에 대체복무제를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의료서비스 환경보호 교육봉사 등 분야에서 병역특례자를 뽑고 있다. 복무기간은 현역 복무기간인 22개월의 1.5배인 33개월이다. 대만은 또 대체복무제도 도입과 동시에 부족한 첨단기술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에 거주하는 이중 국적자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병역혜택 제도를 도입했다. 반도체 생명공학 등 첨단기술을 습득한 대만계 이민자들이 고국으로 돌아올 경우 군복무를 면제해 주고 있다. 대만 정부는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이중 국적자에게 제공할 병역혜택 쿼터(할당량)를 지난해 1만5천명에서 올해엔 2만명으로 늘렸다. '전국민이 군대'인 이스라엘에서는 별도의 대체복무제도가 없는 반면 군대가 첨단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산실이 되고 있다. 18세 이상의 젊은이들은 적성과 능력에 맞는 분야에 배치돼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고급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엘리트 코스로는 '탈피오트'란 훈련과정이 있다. 매년 전국에서 과학과 컴퓨터 등에 뛰어난 고교 졸업생 수십명을 뽑아 특별 훈련을 시킨다. 6개월동안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수학 물리학 등의 교과로 강도 높게 진행된다. 과정을 마친 훈련생들은 정보부대 등에 배치돼 컴퓨터 수리에서부터 군사정보 프로젝트에 이르는 각종 관련 업무를 맡는다. 탈피오트 출신들은 미라빌리스 훼일커뮤니케이션스 소프트링크 등 세계적인 IT벤처를 창업, 이스라엘을 첨단기술강국으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