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열렸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의에서는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개성공단 연내 착공 등 8개항이 합의됨으로써 중소기업들의 남북경협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남북간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면 물류비와 수송시간이 크게 절감된다. 그 결과 현재 이용하고 있는 인천~남포간 해상운임은 3분의 1로 대폭 줄게 돼 우리 중소기업들의 북한 진출은 그만큼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또 총 8백만평의 공단과 1천2백만평의 배후단지를 조성해 남한의 기업을 유치하기로 하고,이 가운데 우선 1백만평을 연내 착공키로 한 '개성공단 조성 사업'에 중소기업들은 특히 주목하고 있다. 왜냐하면 합의한 대로 개성공단이 조성되면 지리적으로 가까워 중소기업들이 사업하기에 아주 좋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모두 70여개 업체가 북한과 위탁가공교역을 해왔다. 지난해 위탁가공(임가공) 교역액은 반입 7천2백57만달러,반출 5천2백34만달러의 실적을 보였다. 농산물 등을 포함한 총 교역액은 4억2백95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북한에서의 반입품목은 섬유류가 전체 위탁가공액의 65%를 차지하고 전기 전자제품, 그리고 생활용품이 각각 그 뒤를 잇고 있다. 남한에서의 반출은 주로 위탁가공을 위한 원·부자재 등이며,이들 위탁가공을 하는 업체들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소기업이다. 남북한 교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런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북한이 노동집약적 경공업 및 부품생산 업종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초기단계에 중소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진출케 하면 그 결과 남북경제협력 활성화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이번 합의과정에서 남북한 양측이 보여준 적극적인 협력의지는 향후 남북 경제 관계의 전망을 밝게 해준다. 하지만 남북경협의 성공여부는 이러한 합의사항들이 얼마나 제대로 실천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남북한 경제교류에 제약이 돼왔던 다음과 같은 과제들이 하루 빨리 개선돼야 경협의 성과가 높아질 것이다. 첫째,남북경제협력을 본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선 투자보장,이중과세 방지,상사분쟁조정절차,청산결제 등 4대 경협 합의서가 조속한 시일 내에 발효돼야 한다.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이 완비돼야 남북경협이 본격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대북 진출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북한에서의 기업활동 관련 정보 부족과 사업 추진 절차의 복잡성을 들 수 있다. 이밖에 자금부족으로 적지 않은 중소기업들이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남북경협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에 진출하려고 하는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제대로 해결해 줄 종합 지원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지원 조직과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가칭 '중소기업 남북경협 종합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해 북한진출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제공,북한과의 경협 알선,금융·조세 등의 지원을 종합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 기구에 북한측 관계조직도 참여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중소기업의 대북 진출을 보다 원활히 하기 위해서 '중소기업 남북경협기금'을 별도로 조성해 남북경협 중소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자금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신용보증 및 보험회사와의 연계를 통한 자금지원 리스크 분담방안도 마련해 중소기업의 자금 및 위험부담을 담보해 주어야 할 것으로 본다. 특히 착공이 가시화되고 있는 개성공단에 '중소기업 전용공단'을 조성해 중소기업이 집단적으로 입주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공단 내에 중소기업지원센터 물류센터 등을 설치해 공단에 입주하는 중소기업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전국의 2백90여만개 중소기업들은 빠른 시일 내에 남북경협이 본격화돼 국제경쟁력이 강화되는 한편,8천만 한민족이 공동 번영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