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의 경험이 여성의 암 발병률을 낮추는 반면 우유를 많이 먹는 여성이 암에 걸릴 위험은 높아진다고 미국의 암 전문지가 11일 학자들의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브리검 여성 병원과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이 공동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임신과 우유 섭취 외에 호르몬 대체요법(HRT)도 몇가지 종류의 암 발병과 관련있는 호르몬분비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미셸 홈즈 박사는 자녀를 출산한 여성이 암에 덜 걸리는 이유가 아직 설명되지 않았으나 이번 연구로 설명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암연구협회가 발간하는 암전문지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임신과 우유 섭취, HRT 등 세 가지 요인이 발암률 증가와 관련된 호르몬인 `인슐린형 성장요소1'(IGF-1)의 분비량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임신 횟수가 많은 여성일수록 피속의 IGF-1 양이 낮은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처음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즉 네 차례 이상 임신한 여성의 IGF-1 수치는 임신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에 비해 15% 낮다는 것이다. 1천명 이상의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음식물 섭취를 자세히 기록하고 건강상의 변화를 점검했는데 우유를 가장 많이 마신 그룹의 IGF-1 분비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IGF-1은 성장과 많은 신체기관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수치가 높아지면 전립선암과 결장암, 폐암 및 유방암의 위험도 따라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홈즈 박사는 "우유를 많이 마시는 것은 IGF-1 수치와 관계가 있으며 이에 따라 식사습관과 암 발병률과의 상관관계 가능성도 높아지지만 우유 섭취와 발암 위험과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규명하기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HRT와 암과의 상관관계는 앞서 두 가지 요인보다는 덜 명확한 편이다. 홈즈 박사는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을 복용하는 여성은 IGF-1 분비량이 가장 적으며 그 다음이 경구 에스트로겐과 프로제스테론을 함께 사용하는 여성이라고 지적하고 이것이 HRT가 직장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째서 이것이 유방암 환자에 사용되는 HRT의 효과를 상쇄하지 않는지도 추가 연구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님기자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