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속 태아의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개발돼 출생 전 태아의 건강상태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BBC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미국 아칸소대학 연구진은 자기뇌전계(磁氣腦電計.MEG) 기술을 이용, 태아의 뇌활동을 처음으로 측정했고, 태아가 모체의 복부를 통해 비치는 빛에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뇌의 신경활동은 미세한 전기자극을 포함하며, MEG 기술은 미미한 전기자극일지라도 자장을 형성한다는 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연구진은 임신 28∼36주의 임신부 10명을 대상으로 복부에 151개의 센서를 부착한 뒤 광케이블을 통해 화창한 날의 햇빛보다 11배 약한 빛의 파동을 전달했다. 그 결과 10명의 실험대상 태아중 4명이 빛에 대해 측정가능한 뇌반응을 보였으며, 임신주기가 오래 된 태아일수록 몇 배나 뚜렷한 반응을 드러냈다. 나머지 반응을 보이지 않은 6명의 태아들도 우려할만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당시 잠들었거나,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뇌파측정장치를 통해 태반에서 영양부족으로 인한 뇌성마비 같는 뇌의 결함을 예방하거나 최소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하고 있다. 선천성 장애의 대부분은 태아와 엄마 사이의 혈액 공급을 연결하는 태반이 정상적 뇌 발달에 필요한 영양분을 태아에 대주지 못하는데서 발생한다. '태반 영양부족'이 다행히 임신 말기의 현상이라면 조산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조산은 또 다른 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태아의 뇌파를 측정할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의사들이 조산 여부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노팅엄 대학의 페니 골랜드 교수는 이같은 점이 MEG 기술의 가장 유익한 점이라며 "언젠가는 배 속의 아이에게 모차르트를 들려주는 것이 유익한지 여부도 대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진희기자 jin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