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저축성 예금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정기 예.적금, 저축예금 등 저축성 예금(433조3천644억원)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6월말 현재 60.1%로 10년전인 92년말 73.6%에 비해 13.5%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성 예금에서 가계의 비중은 92년말부터 줄어들기 시작, 94년 68.1%, 96년 67.3%로 떨어졌다가 98년 68.8%로 잠시 올랐으나 다시 99년 61.7%, 2000년 61.5%, 지난해 59.9%까지 낮아졌다. 전통적으로 은행을 통해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의 원천이 되는 가계의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가 장기화되면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등 문제가 생긴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가계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가계의 자산운용이 저축 위주에서 신탁이나 양도성예금증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풀이했다. 반면 기업의 비중은 외환위기 당시인 98년 잠시 20.6%로 낮아진 것을 제외하고 92년 19.8%에서 96년 22.9%, 99년 24.2%, 2000년 24.8%, 지난해 24%로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다. 기업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기업들이 99년 대우사태 이후 자금 운용 대상을 은행신탁, 수익증권 등 2금융권 금융상품 중심에서 저축성예금 위주로 바꿨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자 여유자금을 기업자유예금이나 회전식 정기예금 등 저축성 예금에 넣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