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과일값이 급등하자 백화점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물량 확보가 힘들 뿐 아니라 추석선물 카탈로그 배포를 이미 끝내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도 값을 올려받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선물용으로 선호되는 사과와 배 선물세트 가격이 카탈로그에 표시된 가격보다 40%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측은 "구매담당자들이 산지와 가공업체에 나가 있어 2∼3일쯤 지나면 가격이 정해질 것"이라며 "산지 가격이 올라도 선물세트 가격 인상폭은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는 배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추석선물용으로 납품받기로 했던 나주배가 대량 낙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외에서 재배하는 나주배 대신 비닐하우스에서 생산한 김제배를 확보하고 있다. 신세계는 "하우스배는 생산원가가 높아 판매수익을 낮춰잡더라도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추석상품 카탈로그에 청과선물세트 가격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고 '시세 기준'이라고만 표기해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태풍 피해가 심한 사과는 가격이 30% 이상 오를 것"이라는 게 현대의 설명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