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이양이라는 특이한 기업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금호그룹은 2일 4대 회장으로 박삼구(朴三求) 부회장이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는 박정구(朴定求) 회장이 지난 7월 지병으로 별세한 이후 이미 예견돼 왔던일이다. 금호그룹은 고 박인천(朴仁天) 창업주의 타계이후 장남 박성용(朴晟容) 명예회장-차남 박정구 전회장 경영체제를 이어왔다. 박정구 회장은 생전에 "65세에 동생에게 그룹을 맡기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측근에게 밝히는 등 향후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기정 사실화해 왔다. 박삼구 회장도 2일 취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가족의 룰이 형제간에 돌아가면서하게 돼 있었으며 앞으로도 사이좋게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이같은 전통이 이어질것임을 시사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는 형제간에 사이가 좋은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앞으로도 형제간 사이가 좋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 박정구회장의 회사지분과 관련해서도 "5형제 가운데 4형제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4형제가 동등한 지분을 갖고 기업을 이끌어 갈 것"이라면서 "(박정구회장의) 장자에게 지분이 상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세 경영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은 준비가 필요하며 현 단계에서는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타이어사업부 매각, 미래성장엔진 발굴 등 당면한 현안들이 산적해있는 상황에서 형제간 경영권이양 전통에 따른 `권력투쟁' 차단이 상당히 긍정적인역할을 할 것으로 재계는 전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박정구 회장이 치료차 미국에 머무르는 상황에서도 박삼구회장이 사실상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등 경영권이양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박삼구회장 체제의 안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