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변화가 빨라지고 소비자 욕구가 급속히 변화하면서 기업들의 연구개발 인력 요구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기술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첨단업체들에는 시장 상황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윌리엄 밀러박사는 이같은 최근의 경향을 고객요구와 기술적 역량이 동시에 고려돼야 하는 '테크놀로지 마케팅'시대라고 정의하고 있다. 80년대에만 해도 세계경제에서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갔으나 90년대에 들어서는 그 패턴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자동화가 이뤄지고 생산성이 증가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앞지른 상황이다. 이제 기업 스스로 수요를 창출하려면 소비자들의 잠재적인 기호와 욕구를 잘 알아야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텔에서 18년간 R&D 담당을 맡았던 밀러 박사는 대부분의 기업 마케팅 조직은 시장에서 현재의 시장수요와 매출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5년뒤나 10년뒤의 수요를 파악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첨단 기술과 신제품 개발은 갈수록 연구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개발 성과가 나올때 시장수요와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장을 예측하지 못하면 엄청난 리스크를 부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수요를 잘 아는 기술인력이 기업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논리다. 국내 첨단분야에서도 이같은 기술인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와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이 분야 기술인력 확보가 기업의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분야가 바로 정부나 대학이 해야할 일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