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Lease)업계의 간판 상품이 바뀌고 있다. '리스=수십억원짜리 대형 산업설비 임대'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개인이나 소규모 사업자를 상대로 저가의 물건을 빌려주는 리스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상품의 '소유'보다는 '사용'을 중시하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리스업계도 소액 다품종 시대를 맞게 됐다"는 게 여신금융협회 전철우 리스팀장의 설명이다. ◆소형 리스업 활황=이제까지 리스업계의 주력 품목은 일반산업기계 공작기계와 같은 값비싼 산업·설비기계였다. 이들 품목의 리스이용액(실행액)은 지난 1분기 각각 6백3억원,2백6억원을 기록해 전분기에 비해 5.6% 증가,2% 감소했다. 반면 최근 새로운 리스품목으로 떠오른 승용차와 통신기기의 리스액은 지난 1분기 각각 9백72억원,2백76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각각 1백22%,81.5%씩 늘어났다. 이밖에 컴퓨터 의료기기 기타 등과 같은 '소형 리스'의 지난 1분기 이용액은 각각 3백52억원,4백62억원,7백78억원에 달할 정도로 증가했다. 리스사들은 소형리스상품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하이델베르크(인쇄기),컴팩파이낸스(컴퓨터) 현대 산은 한미캐피탈(승용차) 삼성카드(교통카드 리더기) GE캐피탈(의료기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소형 리스 확산 배경=리스사 입장에서는 다량의 소액리스 상품을 취급,리스크(리스 자산이 부실화되는 것)를 줄일 수 있다. 리스사들은 과거에 한보철강 인천제철 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대규모 산업시설을 리스해줘 커다란 손실을 떠안았다. 소액리스는 이같은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다. 리스 사용자 입장에선 리스료를 전액 손비로 처리,법인세 감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필요한 상품구입에 따른 일시적인 자금부담을 덜 수 있으며 적은 담보로 많은 금액을 차입할 수 있다. 산은캐피탈 김철영 부장은 "리스업이 발달한 미국에선 잔디 깎는 기계,비데,팩시밀리,정수기 등과 같은 다양한 상품을 리스로 이용할 수 있다"며 "리스업의 다품종화가 확산됨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도 다양한 소비재를 리스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