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할인점 홈플러스 운영업체인 삼성테스코의 지분율을 올들어 절반 가까이 줄인 것으로 확인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테스코 관계자는 29일 "지난 3월 유상증자 때 영국 테스코측만 참여해 삼성물산의 지분율이 종전의 19%에서 11%로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삼성테스코는 투자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난 3월 2천3백억여원을 증자해 자본금을 3천1백68억원에서 5천4백7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같은 삼성물산의 증자 불참은 '테스코와의 합작계약이 만료되는 2005년 이후 삼성이 어떤 식으로든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유통사업에 재시동을 걸 것'이라고 보는 유통업계의 일반적인 관측과 배치되는 것이다. 삼성물산 고위 관계자는 증자 불참 이유에 대해 "할인점시장이 곧 포화상태에 달해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투자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에 삼성테스코가 다시 증자하더라도 역시 실권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삼성이 할인점사업에서 당장 철수하진 않더라도 점차 사업 규모를 축소해 나갈 것임을 의미한다. 삼성물산은 이번 증자가 있기 전까지 지난 1999년 테스코와 합작시 투자한 19%의 지분율을 3년 가까이 유지해 왔다. 지분율 19%는 그룹 관계사(20% 이상)에 포함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질 수 있는 최고율이다. 삼성물산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삼성테스코측은 "회사 경영은 합작계약서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지분율 변동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합작계약서는 2005년 이후 테스코가 철수할 경우 삼성물산에 우선 통보하고 협의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때까지 삼성물산은 6명의 이사회 멤버중 2명을 선임해 경영에 참여하고 삼성테스코는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새 점포를 낼 때마다 4억원을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