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기업인과 자본가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으로 영입하는 방안이 확정됐다는 외신보도가 전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자본주의화 물결이 아무리 거세다고 해도 중국은 여전히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근간으로 하는 공산당이 정치권력을 장악한 사회주의 국가다. 그런데도 기업인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고 더구나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에 영입하는 것은 공산당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엄청난 변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번 결정은 장쩌민 주석이 강력히 추진해온 '3개 대표사상'의 공산당 당헌 삽입과 함께 최대 현안인 중국지도층의 세대교체 폭과 맞물려 있어 더욱 주목된다. 중국 관영언론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3개 대표사상은 당이 △선진 생산력의 발전방향 △선진문화의 경향 △대다수 중국인민의 근본이익을 언제나 대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때 대다수 중국인민에는 기업인이나 자본가도 포함되는 만큼 사실상 프롤레타리아 일당독재를 부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선진 생산력을 대표하는 기업인의 입당은 당연한 일이다. 3개 대표사상에 대한 보수파의 반발이 없지 않지만 현재로선 오는 11월 8일 열릴 예정인 제 16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헌으로 채택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렇게 되면 장 주석의 당 총서기직 겸임 또는 2선 후퇴 여부와 관계 없이 그의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덩샤오핑 이론의 위대한 깃발을 높이 들고 3개 주요사상을 전면적으로 관철시킬 것"이라는 신화 통신의 표현처럼 일부에선 장 주석이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올라 21세기를 맞은 중국을 계속 영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장 주석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어쨌든 기업인의 공산당 입당 허용과 3대 대표사상의 당헌 채택을 계기로 중국사회의 자본주의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같은 변화가 중국공산당이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받아들인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7월 창당 80주년 기념식에서의 3대 대표사상 공표를 계기로 간부요원이나 교수 연구원 국영기업기술자 등으로 일하던 공산당원의 30% 정도가 자영업을 경영하는 등 기업인으로 변신했다는 일부 보도 역시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중국이 정치 경제 남북관계 등 다방면에 걸쳐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중국공산당의 변화를 주시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