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의 오늘을 있게 한 데는 한 외국인 박사의 공이 컸다. 세계은행 아시아담당 경제개발국장을 지낸 이집트 출신 이스칸더 박사(Magdi Iskandar.61)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76년 정부는 ETRI의 전신인 한국전자기술연구소의 설립자금으로 세계은행에 2천9백만달러 차관을 요청했으나 이사국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었다. 이스칸더 박사는 당시 연구소 설립 타당성 검토를 위해 평가조사단장 자격으로 방한했다. 이집트 출신인 이스칸더 박사는 후진국에서도 반도체와 컴퓨터를 개발, 선진국 독점상태를 해소해야 한다는 철학에 따라 한국의 전자산업 육성의지와 기술력을 앞장서 홍보, 차관을 도입할 수 있게 했다. 이스칸더 박사는 이후에도 설비도입 및 외국 전문가 초빙, 기술자 해외파견 등 여러 부문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부는 이스칸더 박사의 이같은 공적을 인정, 26년 만인 올 4월22일 정보통신의 날에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산업포장을 줬다. 이스칸더 박사는 현재는 세계은행 중동지역 경제관리 고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