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인수해 새로 출범하는 GM대우오토&테크놀로지(GMDAT)가 오는 10월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 자동차 산업이 대격변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1위의 GM과 프랑스 르노 등 해외 글로벌 업체와 현대.기아자동차 등 토종 세력들이 국내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현대 기아 GM-대우 등 3파전으로 전개되면서 시장확보를 위한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업체별 국내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현대차 48.7%, 기아차 27%, 대우차 11.8%,쌍용차 7.7%, 르노삼성차 4.9%.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치면 점유율은 75.7%로 시장을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GM이 첨단기술 및 마케팅, 금융상품 등으로 무장한 데다 대우차의 판매 감소에 워크아웃 이후의 '불안' 요소가 크게 작용했던 만큼 이같은 요소가 제거되면 대우차의 시장점유율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GM의 생산 네트워크와 세계 최대의 자동차 금융회사인 GMAC를 활용, 2~3년내 시장점유율을 30%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GM-대우가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면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지난해 75.2%에서 2010년에는 52%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차의 내수 점유율이 20%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특히 현대차가 선전 중인 미국 시장에서도 GM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우차의 마케팅을 강화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GM이 한국에 본격 진출해도 안방을 그대로 내줄 수는 없다는 각오다. 어차피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GM의 안방이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 국내에서 내주게 되는 시장을 해외에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보다 우수한 품질의 차량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지금보다 한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 내수시장 수성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GM이 핵심역량을 투입하지 않고 판매시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GM-대우가 본격적인 영업을 하더라도 기존 시장점유율 구조를 크게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GM이 대우차를 정상화하기 위해선 적어도 2~3년은 걸릴 것"이라며 "그 이전에 해외메이저 업체와 제휴 강화, 품질 및 마케팅 강화 등에 나서면 '아성'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본격적인 3파전 체제로 들어서면 소비자들은 발언권이 높아져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혜택도 다양해질게 분명하다. 대형차의 기술력 향상과 소형차의 고급화, 서비스의 품질 향상 등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