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렌트(리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금호렌터카 KRX 대한통운 등 기존 렌터카업체들이 기반을 다져놓은 시장에 현대캐피탈 삼성카드 등 금융회사들이 뛰어들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은 기존 렌터카 업체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금융회사들의 낮은 조달금리와 자금력,금융기법에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국내 자동차 렌탈 시장은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고속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6천억원 규모였던 시장 규모는 오는 2005년께 1조4천5백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기업들과 공기업 은행들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업무용 차량 유지.관리를 속속 아웃소싱하고 외국인 투자기업의 국내 진출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주말이나 휴가철에 렌터카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렌트(리스)는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를 회사가 대신 구입해 일정 기간동안 사용하게 하고 그 대가로 매월 정해진 요금을 받는 상품이다. 렌트 회사는 자동차 구입대금 뿐만 아니라 초기 등록관련 비용 세금 범칙금 보험료(렌탈만 해당)등을 대신 납부해주고 각종 사고처리도 대행해준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자동차 소유에 따른 각종 번거로운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영업자나 법인들은 관련 비용을 손비처리할 수 있어 절세효과도 거둘 수 있다. 개인사업자나 법인의 경우 연간 렌탈료의 최고 39.6%까지 세액을 절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간소득 1억원인 개인사업자가 에쿠스 승용차를 연간 2천만원을 주고 빌릴 경우 매년 세금을 7백92만원(소득세율 39.6%x2천만원) 정도 줄일 수 있다. 결국 1천2백80만원,월 1백만원만 주면 3천5백cc짜리 에쿠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사업자 등록증이 없는 개인은 이같은 혜택을 볼 수 없다. 금융사들의 도전과 렌터카업계의 수성=금융사들은 기존 금융리스에 정비 차량관리 등의 업무를 결합시킨 운용리스를 더해 렌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 먼저 뛰어든 것은 산은캐피탈이지만 선두주자는 뒤늦게 출발한 현대캐피탈이다. 지난 3월말 7백여대에 불과했던 리스차량은 5개월만에 1백83% 늘어난 1천9백대로 불어났다. 현대캐피탈은 얼마전 고객들의 자금사정과 절세효과를 따져 최적의 리스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객별 맞춤서비스"도 선보였다. 여유자금이 있다면 보증금이나 선수금을 미리 내 리스료를 낮출 수 있고 여유자금이 없을 경우 절세효과를 노려 차량의 잔존가치를 낮게 잡아 리스료를 올릴 수있는 상품이다.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도 자동차 운용리스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삼성카드는 자동차 관리 전문회사인 SS오토랜드와 업무제휴를 맺고 정비사업을 시작했다. GE캐피탈 LG카드 등도 대우자동차등과 제휴해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들의 이같은 공세에 기존 대형 렌터카업체들은 오랜 노하우와 편리한 서비스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현재 렌터카업체는 약 3백50여개로 차량 인가대수는 총 7만6천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8천여대의 차량을 갖고있는 금호렌터카가 업계 선두다. KRX가 미국 아비스(AVIS)와 손잡고 4천5백대 정도로 2위를 달리고 있으며 대한통운 기아자동차 등이 3,4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금호렌터카는 전국적인 영업.정비망을 통해 "3백65일 가동체제 유지"를 내세우고 있으며 한달에 한번씩 순회점검반을 고객들에게 보내고 있다. KRX는 조흥은행 LG화재 동양카드 등과 제휴해 금융부문과 자동차부문의 시너지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조일훈 기자jih@hankyung.com